KBS가 지난 8일 부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사실상 '조대현 체제' 정비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지난달 30일 금동수 부사장 임명 당시 ‘부적절 인사’라는 KBS 내부비판을 받았던 조대현 사장은 이후 단행한 본부장·국장·부장급 인사와 관련해선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새로 임명된 간부 중 일부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에선 이번 인사 전반을 부적절하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자질부족’이란 표현은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노조)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KBS본부)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가 단행되기 전 이미 명단이 사내에 퍼졌다는 얘기가 나왔고, KBS노조에서는 “이번 인사에는 유독 배후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길환영 전 사장 시절 임원을 맡았던 인사가 다시 중용되거나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 당시 보직을 사퇴한 간부들의 원상복귀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대현 사장이 취임식부터 ‘인사’를 강조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인사결과는 조 사장이 언급했던 개혁적인 결과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KBS 로고
 
KBS본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측근의 등용’, ‘고리타분한 지역안배논리’, ‘능력보다는 충성도’에 따른 인사일 뿐”이라며 “개혁과 쇄신을 이야기했던 취임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이어 “찔끔찔끔 이곳저곳 눈치보고, 조각조각 끼워 넣는 무능함과 리더십 상실의 인사를 단행하다보니 결국 모두에게 욕먹는 최악의 인사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취임사에서 밝힌 ‘인사의 권위와 조직문화 회복’, ‘성과와 실적, 능력과 평판을 고려하는 원칙’은 조대현 사장의 부적격을 잠시나마 감추었던 의미 없는 포장지”라며 “잠시나마 일말의 기대를 품었던 조합원들의 분노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말뿐이었던 조대현 사장의 비참한 끝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노조도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조대현 사장은 ‘상식과 원칙에 맞는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막상 뚜껑을 연 첫 임원인사를 보면 그 약속들이 모두 허언이었고 기만이었다”며 “대부분의 임원들이 해당 직종에서 신망과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본인이 약속한 인사 원칙을 바로 세워 직원들이 수긍하고 인정할 수 있는 인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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