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사장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사장 공모절차를 거쳐 총 4명의 면접대상자가 선정됐는데 이들 모두 낙마하고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이하 방통위)는 사장을 재공모하기로 했다.

그런데 방통위는 사장 공모가 아닌 코바코 사장을 선임하는 기구인 임원추천위원회부터 재구성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비상임이사들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방통위가 비상임이사와 감사부터 공모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권 차원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장 선임 절차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결의한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후보자들 가운데 여당에서 추천하고 있다는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자격 없다”고 발표했고 언론노조 코바코 지부는 “상식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코바코) 로고.
 
조준희 코바코 지부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코바코가 공영미디어랩으로서 최근의 어려운 사정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경영공백을 최소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상임이사부터 뽑으라고 하는 결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지부장은 “정말로 청와대나 정권 차원에서 내려 보낸 사람이 사장으로 임명되지 않아 화풀이 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장은 1명만 뽑으면 되는데 비상임이사는 6명이나 되고 이를 뽑으려면 3배수 추천을 해야 해 총 18명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지부장은 “게다가 비상임이사를 뽑는 것도 임원추천위원회”라며 “사장 뽑는 절차는 그만두고 비상임이사를 뽑겠다는 이유가 뭔지 설명도 안 해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끝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낙하산을 뽑으려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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