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추락사고 당시 조종사가 끝까지 조종간을 쥐고 있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소방방재청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세월호 수색지원 업무를 마치고 강원도로 귀환하던 소방헬기가 광주에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조선일보는 7월30일자 1면 기사 <그는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에서 “참혹한 추락 현장을 수습하던 소방관들은 왼손 주먹을 꽉 쥔 시신을 발견했다. 주먹 안엔 불에 녹아내린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가 있었다”며 “지난 23일 소방방재청은 ‘주먹을 꽉 쥐고 있던 시신은 고(故) 정성철(52) 기장이며 그의 손아귀에 있던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가 사고 헬기 조종간의 소재와 일치한다’는 감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헬기가 추락하는 순간까지 정 기장은 조종간을 놓지 않았고, 그 상태로 화염에 휩싸이며 손에 쥔 조종간이 녹아내렸다”는 소방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소방방재청은 앞서 심하게 훼손된 순직 소방관들의 시신을 국과수로 보냈다”며 “소방방재청은 이때 정 기장으로 보이는 시신의 손에 남은 플라스틱의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따로 요청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 7월30일 조선일보 1면
 
TV조선에서도 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TV조선은 7월30일 뉴스7 <‘강원 헬기’ 소방경, 끝까지 조종간 붙잡았다>에서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죽는 순간까지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故 정성철 소방경 때문에 가능했다는 감식결과가 나왔다”며 “소방방재청은 이 검은 덩어리가 무엇인지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고, 이 불에 탄 검은 덩어리는 사고헬기 조종간의 소재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TV조선은 같은 날 <데스크 360˚>에서도 “그는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그 조종간은 녹아 내렸고, 녹아내린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는 그의 꽉 쥔 왼손 주먹 안에 남았다”며 “오늘 진행 중인 재보선 출마자 중에는 과연 국민의 이익과 당파의 이익, 자신의 이익이 갈라지는 결정적 순간에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조종간을 녹아내리도록 부여잡을 후보가 몇 분이나 있을까”라고 강조했다.
 
   
▲ 30일자 TV조선 뉴스7 갈무리
 
YTN도 같은 날 비슷한 소식을 전했다. YTN은 <화염에 휩싸이는 순간에도 놓지 않은 조종간>에서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죽는 순간까지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사람들이 몰려있던 곳을 피했던 故 정성철 소방경 때문에 가능했다는 감식결과가 나왔다”며 “(정성철 기장의) 손아귀에 있던 검은 덩어리가 사고헬기 조종간의 소재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방방재청은 7월31일 해명자료를 통해 “소방방재청에서는 검은 플라스틱 덩어리가 사고 헬기 조종간의 소재와 일치한다는 감식 결과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은 또한 “플라스틱의 소재 파악을 위해 공식적으로 국과수에 감식을 따로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조선일보 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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