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 베스트(일베)’에 KBS 보도국 기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회사망했다’는 아이디로 올린 이 글에 첨부된 사진에는 KBS 기자수첩과 KBS 신분증, 명함 등이 놓여있고 영수증 뒷면에 쓴 ‘ILBE’, ‘우리회사망했다’ 등의 글귀가 올려져있다.

‘우리회사망했다’는 일베 게시판에 23일 새벽 0시 경 올린 제하의 글에서 “인증 많이들 하길래 나도 해보려고 오늘 가입 ㅋ”이라며 “회사가 망해서 질문은 못 받는다! 미안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댓글에서 “어…. 음…. KBS는 카메라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그 정치집단이야”라거나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친일성 발언 보도에 대해 “문창극 후보 사태는 안타깝다. 방송국이 중립적인 입장을 지켜야하는데 그게 쉬운게 아닌 것 같다. 괜히 제4의 권력이라고 하는게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 일간베스트 화면 갈무리.
 

일베는 전직대통령에 대한 비하, 5·18 광주 민주화운동, 세월호 유족 비하 등 각종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사이트다. 각 방송사에서 실수로 일베 이용자들이 편집한 사진을 썼을 때 질타를 받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해당 게시글에서도 댓글에는 KBS에 대해 욕설과 함께 “좌빨 방송”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KBS 내부에서는 보도본부 기자가 아닐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KBS 한 관계자는 “기자수첩 같은 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며 “사진을 봤는데 보도본부 소속 기자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첩은 2~3년 전 개정 전 돌린 수첩”이라며 “보도국에 출입하는 누구나 쉽게 가져갈 수 있는 만큼 기자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 보도본부 기자 중에 그렇게 양식 없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KBS 출입증이나 명함 일부분도 있어 실제 KBS 기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KBS 관계자는 “이 기자수첩에는 KBS 보도본부 기자들 이름과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신분증도 직원 신분증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누군가 아예 가방을 잃어버렸다던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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