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이면 세월호 침몰사고가 100일째가 된다. 그런데도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은 제대로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수사권’을 포함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가족의 국회 단식 농성은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 19일, 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나와 다시 촛불을 들었다. 정치권이 하루 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외침이자 유가족에 대한 연대였다.
‘특별법 제정’ 외침은 어디로?
그러나 이날 공영방송의 메인뉴스에서는 해당 뉴스를 찾을 수 없었다. 집회 현장에서 취재를 했는데도 뉴스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다만, SBS ‘8뉴스’는 뉴스 말미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가 오늘(1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며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세월호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JTBC ‘주말뉴스’만 현장에 있던 취재기자를 연결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 소식을 상세하게 전했다.
▲ NBC는 지난 15일 자사 홈페이지에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도보 행진 영상을 올렸다. (사진 = NBC 홈페이지 화면 http://www.nbcnews.com/) | ||
이 소식을 리포트로 구성해 보도한 곳은 KBS뿐이었다. SBS는 특별법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여·야 소식을 다루면서 학생들의 행진을 보도했다. MBC는 행진과 동일한 비중으로 유가족과 경찰의 ‘충돌’을 다뤄 세월호 관련 보도를 백안시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말쥐치에 밀린 희생자 소식
▲ MBC ‘뉴스데스크’ 18일자 보도 | ||
하지만 MBC는 26번째 뉴스(‘세월호 실종자 1명 추가 수습’)에서 20초 단신으로 처리했다. “세월호 실종자를 수색 중인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오늘(18일) 3층 식당칸에서 조리사 56살 이 모 씨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실종자 시신이 추가로 수습된 것은 지난달 24일 단원고 여학생이 발견된 이후 24일 만이며, 현재 남은 실종자는 10명이다”는 배현진 앵커 멘트가 리포트 전부였다. 이보다 앞선 보도에서 MBC는 해파리 천적 ‘말쥐치’ 양식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리며 반색했다. 중요한 뉴스가 후반부로 밀리고 할애되는 시간이 더 짧아지는 현상,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지난 6월부터 7월 21일까지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세월호 관련 소식(유병언 보도 제외)은 25건에 불과하다. JTBC는 같은 기간 170건, KBS가 76건, SBS가 53건을 다뤘다. 방송뉴스, 특히 MBC가 세월호와 관련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알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