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의 단식은 길어지고 있지만 특별법 제정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지인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유포해 논란을 빚었다.

이 카카오톡 메시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세월호 특별법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메시지에는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이라고 나와 있는데,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세월호 가족들의 목소리를 ‘돈 몇 푼 더 받으려 한다’고 마타도어 하는 것이 해당 카카오톡 메시지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런 메시지를 세월호 국조 특위 위원장이 주변인들에게 유포했으니,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심 위원장의 사퇴와 새누리당의 해명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소식을 지상파 뉴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 때 24시간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전하던 지상파 뉴스에서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단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좀처럼 찾기 어렵다. 특히 세월호 관련 여당의원들의 기행이나 태도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닫고 있다. 심재철 의원의 소식도 역시 이날 뉴스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 2014년 7월 20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2014년 7월 20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그나마 SBS가 8시 뉴스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며 야당 의원들도 단식에 돌입했다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수사권을 둘러싼 쟁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세월호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심재철 의원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문제 삼으며 자격을 언급한 대목은 찾을 수가 없다.

지상파 보도국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메인뉴스에서 방송할 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런데 지난 국정조사 특위에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졸거나 유가족들에게 고압적인 모습을 보인 모습,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가 역시 유가족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다루지 않았으니, 유독 여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봐주기 보도’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KBS는 20일자 뉴스9에서 <지구촌 곳곳 ‘싱크홀’ 공포 확산> 제하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갑자기 땅이 내려앉는 현상’, 이는 세월호 참사, 여당을 다루는 방송사들도 마찬가지다. 땡볕아래 일주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새누리당 싱크홀’ 속에서 더욱 희망을 잃고 있을지도 모른다. 참사 그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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