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19일 시민 1만5천여명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의 주최로 서울광장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단식이 장기화되고 있으니 정치권이 하루 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외침이다. ‘수사권과 기소권’도 없는 특별법이 무슨 소용이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이 소식은 공영방송에선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시민 1만5천여명이나 모여 벌인 집회인데, 남의 나라 얘기인 듯 그 흔한 단신 하나 찾기 어렵다. 이 정도면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방송사 카메라, 언론을 향해 적개심을 보이는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을 법 하다.
▲ 2014년 7월 19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
간추린 단신 코너에서도 세월호라는 3글자를 찾을 수 없었다. KBS는 중국에서 버스와 트럭이 충돌해 최소 38명이 사망했다는 사실도 전했지만, 이날은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이 단식 중이라는 사실, 그들을 지지하기 위해 1만5천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다는 사실은 전하지 않았다.
그나마 KBS는 세월호 소식을 꾸준히 보도해 온 편이다. MBC는 말 할 것도 없다. 아예 세월호 소식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MBC다. 세월호 집회 소식을 다루지 않은 MBC가 이날 보도한 뉴스 중 하나는 ‘중국에서도 의리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중국 뉴스들이 국내 뉴스가 없을 때는 다룰 수 있다 해도, 세월호 참사 보도를 제외하고 나올 만큼 중요한 뉴스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 2014년 7월 19일. MBC 뉴스데스트 화면 갈무리. | ||
길환영 사장의 퇴진 이후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KBS는 최근 다시 물음표가 붙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MBC는 이제 ‘포기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한국 여론을 이끌던 두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