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SNS에서 조국 교수와 공지영 소설가 등을 향해 “북한 가서 살 자유가 있다”는 등의 이념 편향성 글을 썼다가 장관 내정 후 스스로 삭제했다고 시인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는 과거 SNS에 야당 정치인과 특정 지식·종교인들에 대해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가 지운 이유에 대해 “트위터에도 삭제 기능이 있어 리트윗이 많이 안 되거나 며칠 후 너무 강하다 싶은 경우 차근차근 지웠다”며 “장관 내정 후 논란이 될 거 같아 지운 것도 있지만 그때 한꺼번에 지운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트위터에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공지영 소설가, 박창신 천주교 전주교구 신부, 김용민 국민TV PD에 대해 “북한 가서 살 수 있게 대한민국 헌법에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다는 걸 상기해 준다”고 비난 글을 올리는가 하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불임정당’이라는 식의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사진= 이치열 기자
 
이날 여야 교문위 위원들이 정 후보자가 과거 트위터 등 SNS에 고위공직자 후보자로선 부적절하고 경솔한 발언을 했다고 질타하자 그는 “한 정당(새누리당)의 당원으로서 그런 글을 올렸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며 “실명을 거론한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SNS에 노골적인 편 가르기로 특정 정치인과 지식인 종교인을 비난하는 인식공격을 보면 장관으로서 갖춰야 할 품격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말은 칼과 같아 잘못 쓰면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주므로 국민 전체를 책임지는 공직자로선 대단히 부적절하고, 그런 사고와 인식을 가지면 장관직의 공적 권한을 본인과 다른 생각과 정책을 가진 사람을 배척·탄압하는 데 휘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정 후보자는 지난 1996년과 2006년 두 차례나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것과 함께 10년간 20여 차례나 교통법규 등 기초질서를 위반한 점에 대해서도 질타를 받았다. 심지어 그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불법주차로 적발됐음에도 과태료 8만 원을 깎기 위해 법원에 이의신청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 정성근 후보자가 지난해 11월25일 트위터에 올린 막말성 글. 사진=누리꾼 ‘자로’ 갈무리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부금과 헌혈 관련 자료를 받아 본 결과 정 후보자는 어려운 이웃이나 단체에 한 번도 기부한 내역이 없고 헌혈도 한 번도 안 했다”며 “기초법규는 20건이나 위반하고 아내와 자녀는 미국 영주권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후보자가 특권의식만 있고 공동체 의식과 서민의식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 등에 대해선 “명백히 100% 내 과실이고 너무나 송구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아내와 종교활동을 하며 재능기부도 했고 내 딸이 이제 성인이 됐으므로 아내가 영주권을 가질 이유가 없어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정 후보자에게 “저서에서 유고와 루마니아 독재자를 비판하는 글을 썼는데 박정희 유신독재 시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지난 대선 기간 당시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5·16과 유신으로 헌법을 훼손하고 정치 발전을 지연했다고 말한 것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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