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지 머니투데이가 민영통신사인 뉴시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는 10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머니투데이 미디어가 10일 뉴시스 지분을 인수했다”며 “지난 2011년 7월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 이후 3년 간 지속된 인수과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는 “미디어시장이 열악하여 기존 미디어 전문기업들이 아닌 실물기업들이 미디어를 신설하거나 인수하는 사례가 많아 미디어 기능에 회의를 갖게 했다”며 “이에 미디어전문기업으로서 본래의 역할을 다하고 미디어의 건강성을 제고하기 위해 많은 고민 끝에 뉴시스를 인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의 뉴시스 인수 시도는 3년 전 시작됐다. 2011년 7월 14일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과 장재국 당시 뉴시스 회장(현 상임고문)이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도영봉 머니투데이 전무는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계약금까지 지불했는데 안 판다고 나와서 결렬됐다가 최근 뉴시스 내부 사정으로 인해 다시 인수가 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뉴스1-뉴시스 연합군’ 연합뉴스에 도전장>
              <‘통신시장 핫이슈’ 뉴스1-뉴시스 통합 삐걱? 왜?>

뉴시스 내부사정이란 뉴시스의 경영 위기를 뜻한다. 장재국 뉴시스 고문은 자신이 운영하는 광릉포레스트켄트리클럽의 대출금 상환 압박이 들어오자 자신이 보유한 뉴시스 지분을 담보로 부림저축은행 등 11곳에서 200억 원 가량의 돈을 빌렸다. 장 고문이 돈을 갚지 못하자 부림저축은행 등은 이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머니투데이, 경제투데이, 이종승 뉴시스 회장 측이 인수를 추진했고 결국 머니투데이가 이 지분을 인수하게 됐다.

관련 기사 : <장재국 몫 뉴시스 주식 매각…노조 ‘경영정상화’ 요구>

머니투데이 측이 정확한 지분 비율을 밝히진 않았지만, 장재국 고문이 담보로 내놓은 지분  약 36~37%를 머니투데이가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의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가 법률방송 주식도 매입했는데, 법률방송이 뉴시스 주식을 14% 가지고 있다. 그 결과 50%가 넘는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영봉 전무는 “구체적인 지분 퍼센트나 금액은 밝히지 않는 것이 상도의에 맞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머니투데이가 뉴시스를 인수하면서 뉴스1과 뉴시스 간의 합병을 추진하고, 연합뉴스와의 경쟁을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2011년 뉴스1 창간을 준비 중이던 머니투데이는 뉴시스와 뉴스1의 합병을 추진했다.

하지만 머니투데이는 인수 후에도 뉴시스와 뉴스1을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머니투데이는 “계열 민영통신사 뉴스1이 이미 시장에서 상당히 자리 잡았기에 뉴시스 인수 후에도 독자적인 경영체제로 각각 전문화 해 나갈 방침”이라며 “뉴시스 내부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는 자사 기자들에게도 통합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머니투데이의 한 기자는 “인수한다는 이야기는 사전에 들었는데, 합병은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를 두고 뉴시스 기자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인수당하는 입장이기에 불이익이 있을 것’ ‘종합지가 경제지에게 인수됐으니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부터 ‘기자들 입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는 반응도 있다.

반면 장재국 고문과 그 측근들이 경영하는 것보다 차라리 머니투데이가 낫다는 의견도 있다. 뉴시스의 한 기자는 “장재국 고문이 회장이던 시절을 겪었던 기자들은 그가 경영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장재국 고문과 이종승 대표 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노조가 장재국 고문에 반대되는 입장에 선 것도 그런 이유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머니투데이가 재정상황도 좋은 걸로 알고 있어서, 장 고문보다는 차라리 낫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장재국 고문을 횡령 혐의로 고발했던 뉴시스 노조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한규 전국언론노조 뉴시스지부장은 “노조 입장에서는 (인수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한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며 “경영정상화와 고용보장은 기본적인 것이고, 이 외에도 어떤 식으로 경영을 할지 경영비전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노조는 10일 오후 4시 총회를 열고 인수에 대한 상황과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