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KBS 이사회(이사장 이길영)가 KBS 사장 후보 선출을 위한 후보자 면접을 시작한 가운데, 아직 면접이 채 끝나기 전부터 면접이 불공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성수 KBS 이사가 오전 면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과 한진만 이사가 KBS 사장 후보인 류현순 부사장의 차를 타고 KBS로 왔다는 것이다. 두 이사 모두 여당추천이사다.

양성수 이사의 경우 6명의 후보자 중 오전 2명의 후보자 면접도 치르지 않고 사장선임투표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됐고, 한진만 이사는 면접 대상자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후자의 경우 심각한 부정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노조)은 9일 오후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부적격후보를 면접대상으로 선정한 것도 모자라, 사장선임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심각한 흠결이 발생하고 있다”며 “양성수 이사가 오전에 면접을 진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표결에 들어간다면 6인 후보자 중 2명에 대해서는 면접도 하지 않고 KBS사장을 선정하는 심각한 절차상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KBS노조는 이어 “애초에 6인의 면접자를 선정한 것도 모든 이사들이 면접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가정하에 진행된 것이기에 일부 대상자에 대한 면접을 누락하고 표결에 들어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지난달 25일 오후 2시 KBS 신관 로비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를 도입할 것을 압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상근 기자
 
아울러 KBS노조는 “사장 후보인 류현순 사장직대는 직무정지도 없이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는 것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그런데 자신을 면접하기 위해 KBS로 오는 이사에게 자신의 차량까지 제공했다는 것은 사장 후보 자격조차 박탈될 수 있는 심각한 부정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둘 사이에 무슨 담합이나 유착이 있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KBS노조는 “이사회는 자격도 없고 자질도 부족한 지금의 후보로 사장선임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모자라, 오전 면접을 생략하고 사장을 결정하겠다는 상식 밖의 행위, 심지어 사장후보가 특정 이사에게 자신의 차량까지 제공하는 행위는 이번 사장선임절차의 공정성에 심각한 흠결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KBS노조는 “조합은 이러한 부적절한 사장 선임절차로 선정된 사장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사회는 즉시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사장 선임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양성수, 한진만 이사는 즉시 면접을 중단하고 류현순 사장직대 또한 즉시 사장후보를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는 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고대영·홍성규의 사장 선임 시 즉각 비대위를 개최해 파업재개를 결의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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