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 금융감독원에 전자 공시된 2013년도 신문사 결산 재무제표를 분석했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11개 전국종합일간지는 전년대비 -4.16% 성장한 총 1조 45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우선 ‘일등신문’ 조선일보의 매출액 감소가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는 2013년 -7.11%의 매출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상기 부경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조선일보의 매출액 감소는 다소 충격적이다. 조선일보의 매출액이 3400억 원대 이하로 내려간 것은 1998년 이래 처음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3363억원대를 기록했다.

조사분석팀은 조선일보에 대해 “임대수입(3.23%)을 제외한 신문, 인쇄, 문화사업, 뉴미디어 등 모든 부문의 매출이 감소했다. 신문매출(-6.85%)이 219억원 줄었을 뿐 아니라 인쇄(-66.26%), 문화사업(-2.25%), 뉴미디어(-7.12%) 등 매출이 모두 줄었다”며 “특히 인쇄 부문의 매출액 하락률이 컸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전년대비 –2.26% 감소폭으로 306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업계 2위를 지켰다. 신문매출액은 83억여 원 감소(-3.22%)해 2487억여원에 그쳤지만 기타 매출액이 97억여 원 늘어난(20.38%) 574억여 원을 기록했다. 이상기 교수는 “아파트형 공장 JnK디지털타워 분양사업이 종료돼 향후 대체 수입을 마련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2011년과 2012년 연이어 매출액 상승세를 보였지만 2013년 -4.89%의 매출감소폭과 2842억여원의 매출액으로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7억으로 나타났다.

   
▲ 2013년 전국 종합일간지 매출액을 영토로 표시했다. 지난해 11개 종합일간지의 총매출액은 1조 4518억원이다. ⓒ정철운 기자
 

   
▲ 지난해 조중동의 매출액은 감소세였다. 그러나 전체 매출액에서 조중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64%로 절대적이었다. 그림에서 붉은계열 직사각형이 조중동의 매출액에 해당한다. ⓒ정철운 기자
 
지난해 재무제표에선 한국일보의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5.83%의 매출감소폭을 기록하며 616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국종합일간지 부문 8위로 떨어졌다. 한국일보의 ‘적자 행진’은 2002년부터 이어져왔으며 2009년에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자본잠식 상태였다. 한국일보 노조는 지난해 4월 장재구 전 회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법원은 그해 9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한국일보는 조만간 법정관리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부터 전국종합일간지 매출액 4위인 서울신문은 지난해에도 892억여 원의 매출로 제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매출액의 하락률(-9.03%)이 높았다. 서울신문은 2011년 22억 원, 2012년 31억 원이었던 적자규모가 지난해에는 78억 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15.98%로 나타나 주목을 모았다. 이상기 교수는 “ 2013년 경향신문의 당기순이익이 342억여 원에 달하는 채무면제이익 때문”이라고 지적했으나 “경향신문의 경영성과는 ‘지대 및 광고매출액’이라는 신문 고유의 사업이 신장세를 거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전년대비 매출액이 –3.96% 감소했으나 신문 부문은 전년보다 0.17% 소폭 성장했다. 이상기 교수는 경향신문과 한겨레를 가리켜 “보수 정부가 연이어 들어서면서 오히려 독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이들 신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종교계와 관련된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는 재무제표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민일보는 3년 연속 매출액이 하락했다. 이 교수는 “조용기 목사와 관련된 좋지 않은 소문 등으로 당분간 경영 난항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순복음교회와 결별하여 각자도생은 난망한 길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망(2012) 이후 첫 해를 보낸 세계일보는 외형상으로 3.34% 성장했으나 당기순이익이 7억여 원에 그쳐 전년대비 증감률이 –96.94%에 달했다. 거의 모든 수익을 까먹은 것이다. 이상기 교수는 “2012년 243억 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은 세계일보와 특수 관계자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의 토지 매각으로 발생한 수익이었다”며 “세계일보 역시 신문 사업만으로는 생존이 힘든 지경“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신문협회(회장 송필호)는 △네이버 등 포털에 대한 뉴스 제값 받기 △ABC부수공사 정상화 △신문산업 진흥정책 제시 등 신문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회 내 연구팀인 ‘신문발전연구소’를 신설하기로 지난 1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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