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10일까지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7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지만, 5일 지상파 3사에서는 관련 소식을 찾을 수 없었다. JTBC는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를 단독으로 두 차례나 내보내는 등 인사청문회에 공력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JTBC는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존재하지 않는 ‘유령 논문’을 저명 학술지에 실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며, 대외활동으로만 3억 5천 만원에 달하는 수입을 거뒀다고 밝혔다.

   
▲ JTBC 5일자 보도 (사진=JTBC)
 

JTBC ‘주말뉴스’는 5일 진도 팽목항 현장 소식을 톱으로 전한 뒤 이어진 뉴스 <‘청문회 주간’…김명수 유령 논문 의혹>에서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KCI급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다고 기재한 단독연구 논문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JTBC는 “2001년 이후 김 후보자가 단독연구로 등록한 연구 성과물은 7건”이라며 “이 가운데 5건이 실체가 없는 '유령 논문'이다. 한국교원교육연구와 교육행정학연구 발행목록 어디에도 김 후보자가 썼다는 논문은 찾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자는 교수 연구업적 평가 때 유령 논문을 자기 성과로 올려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허위로 연구업적을 기재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에 따른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었다는 논문부터 빨리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에서 모두 해명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JTBC는 3번째 뉴스 <교수로 재직하며 3억대 대외활동 수입>에서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겸임 연구원 등 모두 45건의 외부 활동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3억 5000여만 원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감투도 10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JTBC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직으로 있던 2년 동안 매달 3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서울대 교수에게 준용되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상 대외활동을 통한 고정급여는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수당 형태의 편법으로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자 측은 JTBC에 “직책 수행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었다”며 “교수 본업에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JTBC는 △7·30 재보선을 앞두고 인물난과 공천갈등으로 고민에 빠진 여‧야 소식 △ 당대표를 앞두고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서청원‧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 이준석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등 국내 정치 이슈를 꼼꼼하게 다루었다.

   
▲ 지상파 5일자 보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KBS, SBS, MBC)
 

반면 지상파 3사는 5일 장관 및 국정원장 후보자 관련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나아가 국내 정치 소식 전반이 실종됐다. MBC ‘뉴스데스크’가 16번째 뉴스로 7·30 재보선 공천문제에 골머리 앓는 여‧야 소식만 전했을 뿐이다. 

대신 지상파 3사는 월드컵, 날씨 및 물놀이 등 연성 뉴스에 집중했다. KBS는 톱뉴스로 <강원 폭염주의보…태풍 ‘너구리’ 북상>, <하늘서 보니…장마 대비 막바지>를 보도했고 10번째·11번째 뉴스에서 각각 브라질 월드컵 8강 소식을 전했다. MBC는 <폭염특보 물놀이장 ‘북적’>에서, SBS는 <더윗병 주의…“물 충분히 드세요”>에서 여름철 더위 소식과 붐비는 물놀이장 영상을 전했다. 월드컵 소식 역시 빠뜨리지 않았다.  

김동찬 언론연대 기획국장은 6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국내 정치 뉴스를 주로 다루는 것은 종편 채널 공통점이다. 단순히 양적으로 국내 정치를 많이 다룬다고 해서 더 낫다고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상파가 외면하고 있는 후보자 검증 관련,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여 보도했다는 측면에서 JTBC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지상파는 특별한 정치 이슈가 없는 한 주말 뉴스에서 연성 뉴스를 다루는 경향성을 보인다”며 “주중 뉴스에서도 KBS를 제외한 지상파 방송사에선 자체 검증이 전무했고, 보도를 하더라도 이미 논란이 됐던 사항을 받아서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검증 보도 적극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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