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 올라온 글을 MBC 사내 게시판으로 퍼날라 물의를 빚었던 박상후 MBC 전국부장이 ‘부장’으로 승진했다. MBC는 지난 1일 정기 승진인사를 단행했고, 박 부장은 그 전까지 ‘부장대우’였다.

박 부장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박 부장은 지난 5월 MBC <뉴스데스크>에서 유족의 조급증이 잠수사 죽음을 이끌었다는 취지로 보도를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 다음날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후에도 미디어오늘 기사 <유가족 ‘폄하’ 논란 박상후 MBC부장, ‘일베’ 글·용어 사용 논란>을 통해, 박 부장이 일베 용어를 뉴스 리포트에 삽입하려 했다는 사실과 언론노조 MBC본부를 색깔론으로 비난하는 일베 글을 사내 게시판에 퍼나른 정황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다.

박 부장은 또 ‘한겨레21’에 자사 보도를 반성하는 글을 기고한 MBC 기자를 두고 “없는 사실을 소설로 써서 유포시키는 찌라시보다도 못한 짓”이라며 사내게시판에서 맹비난을 가했고, “퇴사해서 당신들이 좋아하는 선배인 손석희가 있는 JTBC나 한겨레, 오마이, 경향, 미디어오늘로 가면 되지 비루하게 살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내부 구성원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이하 MBC본부)는 2일 성명을 내어 “박상후 부장은 MBC 보도국의 전국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보도 현장 책임자였으며, 이른바 ‘유가족 폄훼 보도’ 장본인이기도 하다”며 “그로 인해 MBC가 세월호 국정조사를 받게 되는데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회사 내부적으로도 박 부장은 해괴한 글들로 사내 게시판을 ‘도배’하며 조직 화합을 크게 해쳤다”며 “조합원 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극단적인, 초법적인 반응을 보여 왔던 회사가 박상후 부장의 분열적 행태에 대해서는 정반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을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진심이 궁금하다. 박 부장을 앞에 세워놓고 뒤에서 ‘잘한다 잘한다’ 박수 치고 응원해주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일개 부장의 분탕질이 저렇게 방치될 수 있겠느냐”며 “저열하고 비상식적이라고 해서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적극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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