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7월 신규입사자부터 연봉제를 도입한다. 오는 7일 임용되는 예능 PD와 노무사들은 호봉제가 아닌 연봉제 적용을 받게 된다. MBC는 성과 중심 문화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인센티브 제공, 우수한 인재 채용 등을 도입 취지로 밝히고 있지만 연봉제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 우려는 커지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이하 MBC본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어 “임금제도는 가장 중요한 근로 조건인 동시에 향후 인력구조와 조직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도 현재 연봉제는 안광한 사장 말 한마디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추진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안광한 사장이 6월 중순 예능 PD 최종 면접 과정에서 면접 대상자들에게 ‘당신들은 연봉제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돌발발언을 했다. 사장 말 한마디에 실무진은 졸속으로 연봉제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MBC본부는 “연봉제 장점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10년 이상 연봉제를 실시하다 호봉제로 회귀하는 회사도 나타날 만큼 연봉제에는 여러 단점도 존재한다”며 “호봉제와 병행될 경우 조직 화합, 협업 분위기 저해, 급여의 상대적 차별에 따른 노동 질 하락 등 우려스러운 대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연봉제 도입의 대전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제도”라며 “현재 회사 평가제도는 상급자의 주관적·자의적인 평가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비판과 경고를 무시하는 막장 경영을 이어간다면, 그 책임은 모두 현 경영진의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내어 “(연봉제 도입은) 성과 중심 조직문화를 구축해 좀 더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차등 보상을 강화해 합당한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라며 “이미 미국 등 선진국 언론사는 연봉제를 채택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MBC도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고부가가치 중심의 인력구조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는 “이 연봉제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공정한 평가제도가 도입된다”며 “현재 매일매일 자기 성과에 대해 스스로 기록하고 보고하는 ‘수시 성과 입력 시스템‘이 도입돼 그 자료를 근거로 객관적으로 성과 측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임의대로 인사 평가에 적용될 여지는 차단돼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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