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GOP에서 임모 병장(22)이 총기난사를 일으켜 사상자가 발생한 와중에, MBC가 22일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를 통해 GOP 촬영분을 내보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진짜사나이 제작진은 22일 출연 연예인들이 GOP 초소를 방문해 병영체험을 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이날 제작진들은 GOP 총기 난사 사고와 관련한 국민 정서를 고려해 경기도 연천의 5사단 열쇠부대 편에 등장하는 GOP 부분방송 분량과 화면 등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전했다.

제작진들은 22일 보도자료에서 “갑자기 터진 총기사고에 제작진도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최대한 조정해 22일 방송에 반영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피해자와 가족들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고, 이런저런 위험에도 전방에서 고생하는 군 장병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편집하겠다”고 밝혔다.

   
▲ MBC <진짜사나이> 22일자 방송 (사진 = MBC)
 

그러나 정작 방송에서는 출연진이 총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과 이를 ‘GOP맨 스나이퍼 타임’이라고 설명하는자막이 나오는 등 MBC가 총기난사 사건으로 생긴 시청자의 두려움과 충격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채 마치 장난하는 것처럼 경박하게 방송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임 병장과 군이 대치하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굳이 방송을 해야 했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트위터 유저(@photxxxxxxx)는 “MBC ‘진짜사나이’ 방영강행도 충격적이지만 첫 번째 꼭지로 ‘GOP 병영체험’이라는 건 정말 막장을 보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유저는(@Komxxxxxxx) “22사단 GOP에서 탈영병 총기사고 사상자 13명이 발생했는데 MBC 진짜사나이에서는 GOP경계근무체험과 GOP 복지를 다루는 중”이라며 “진짜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현실과 괴리를 가지고 만든 프로그램인지 알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Bnaxxxx라는 트위터 유저는 “총기난사 탈영병과 군이 대치하고 있는 이 상황에도 <진짜사나이>는 화기애애한 군대를 그리는데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진짜사나이> 제작진은 22일 예능 출연진들과 군인들이 군대 생활관에서 한국 대 알제리 전을 응원하는 방송을 녹화할 예정이었으나 총기난사 사고로 취소했다. 

미디어오늘은 22일 오후 이날 <진짜사나이> GOP 방영분에 대한 MBC 제작진 입장을 듣고자 문자와 전화 등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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