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실명으로 MBC를 비판한 권성민 PD에게 내려진 정직6개월 중징계와 관련, 언론시민단체는 19일 서울 여의도 MBC 정문 앞에서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동아투위, 민주언론시민연합, 언소주 등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및 시민 40여 명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고마해라 MBC, 돌아오라 마봉춘!”>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고, “권성민 PD에 대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는 “막내 PD가 자사 보도에 대해 반성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6개월을 내린 것은 공정보도를 요구하는 국민들 열망에 MBC 경영진이 막무가내식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정권 편향 방송, 브라질 월드컵에만 집중하는 안광한 MBC 사장과 핵심 간부들은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KBS 경우 내부 기자들의 공정보도를 위한 처절한 반성과 이에 호응했던 국민 성원으로 현재 낙하산 길환영 KBS 사장을 몰아낸 상태”라며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MBC 내부 구성원 목소리와 그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외침이 뭉친다면 MBC도 공영방송으로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및 시민 40여 명은 19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MBC 정문 앞에서 <“고마해라 MBC, 돌아오라 마봉춘!”>이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사진 = 김도연 기자)
 
MBC는 지난 17일을 제외하고 14일부터 18일까지 브라질 월드컵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소식, 청와대 개각 인사에 대한 검증 등 각종 국내 뉴스는 월드컵 보도에 밀려 후순위로 밀려났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공영방송이 국내 주요 뉴스를 주변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 5일 동안 뉴스데스크에서 월드컵 관련 소식이 68건에 달했다. 3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며 “반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보도는 새로운 팩트 발굴 노력 없이 마지못해 시늉만 내고 있다. 17일 문 후보자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으나 이후 17꼭지가 월드컵 소식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세월호 국정조사를 앞두고, 민주당에서 MBC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MBC는 요지부동 상태”라며 “이에 대해 MBC를 두둔하고 나선 것이 새누리당이다. KBS처럼 MBC에서도 청와대의 보도 개입이나 정치적 외압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 제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및 시민 40여 명은 19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여의도 MBC 정문 앞에서 <“고마해라 MBC, 돌아오라 마봉춘!”>이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사진 = 김도연 기자)
 
이태봉 언소주 사무처장은 “MBC 내부 경영진들은 자신들이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며 “‘아빠, 어디가’라는 예능 프로그램처럼 ‘엄마, 어디가’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꽁무니만 쫓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MBC는 한때 최고 공영방송이었지만 지금은 자사 비판 PD에 재갈 물리기 바쁜 최악의 방송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도 “MBC에는 한국 소식이 없다. 문창극 후보자,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등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인사 검증은 MBC에선 찾을 수 없다”며 “공영방송이 권력 문제를 짚지 않고, 되레 순치되면 지금 MBC처럼 사회적 흉기로 변질된다. KBS가 내부 투쟁을 통해 길환영 사장을 몰아냈듯 MBC 구성원들도 일어난다면, 연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공영방송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