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가 종합편성채널 특혜 중 하나인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의무를 또다시 면제했다. 이로써 종합편성채널 TV조선, JTBC, 채널A, MBN 4개사와 YTN, 뉴스Y 보도PP 2개사는 올해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방통위는 적자 상황인 OBS와 평화방송 등에는 기금을 징수해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방통위는 19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상임위원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징수 및 부과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의결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통신 산업 진흥 지원을 위해 광고 매출액에 따라 방송사 등에 징수하는 법적 부담금이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23일 정례회의에서 이 개정안을 논의했다. 당시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3인의 여권추천 위원들은 사업 초기 등의 이유를 들며 징수율 0% 책정을 주장했다. 유일한 야권추천 김재홍 위원은 종편의 적자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최소한의 납부 의무를 해야 한다며 1% 징수율을 주장했으나 결국 다수결에 따라 납부 유예로 결정됐다.

   
▲ 종합편성채널 TV조선, JTBC, 채널A, MBN 4개사 로고
 
박근혜 대통령의 늦은 임명으로 지난 9일 방통위에 합류한 야당추천 고삼석 위원은 이번 의결에 대해서 유감입장을 표시했다. 고 위원은 “내가 들어오기 전에 상당히 심도 깊게 논의해서 (이젠) 고시를 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고 있다. 반대하거나 재논의하자고 하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고시는 종합편성채널의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 의무를 면제한다. 지상파 방송사가 수익 여부와 상관없이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부담하듯이 종합편성채널도 올해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신생 사업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사업자의 성실한 공적 책무를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야당추천 김재홍 위원도 “흑자라 내고, 적자라 안내는 건 옳지 않다. 아파트 거주자가 수익 여부에 따라 아파트 관리비를 내고 안내고 할 수는 없다. 같은 논리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더구나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사업을 하면서 광고를 수주하고 그 광고수주액에 따라 분담하는 거다. 경영 흑자, 적자라는 논리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의 면제, 감면 기준이 모호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세부 기준을 정하기 위한 연구반 운영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공동연구반을 운영해 분담금 면제・감면기준 재검토, 사업자별 합리적인 징수율 결정기준 및 결정절차 개선 등에 대한 제도 개선방안을 올해 10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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