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식민사관과 위안부 관련 망언이 불거진 후 그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에 참여했던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청문회 표결까지 가는 것은 새누리당 분열만이 아닌 국민 분열이 되는 일”이라며 거듭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16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문 후보자가 자신의 과거 발언을 사과한 것에 대해 “국민은 문 후보자에 대한 사과를 요청하는 게 아니라 문 후보자와 같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고 국가 대개조를 이뤄낼 수 없는 총리 후보자를 왜 선정하는지 당 지도부와 인사 결정권을 쥔 청와대에 화가 나 있는 것”이라며 “빨리 민심에 귀 기울여 인사시스템이 잘못됐고 바꾸겠다고 얘기하고 지금이라도 문 총리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태도를 볼 때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표결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지금 같은 시점에서 표결까지 가게 되면 새누리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좋은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보다는 이 안에서 여러 가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난상토론이 눈앞에 훤히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표결까지 가면 당리당략에 의해서 총리 후보자들이 또 이용될 수 있는 심각한 우려도 있고 표결로 가도 통과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가다가 (야당에게) 밀리면 정말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고 진짜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논란이 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강연 동영상을 시청했다.
ⓒCBS노컷뉴스
 
그는 이어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를 겨냥해 “국민이 지금 잘못했다고 얘기하는데도 당내의 기득권들이 계속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불붙어있는 민심 속에 기름을 들고 들어가는 꼴”이라며 “인사를 총책임지는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국민으로부터 박근혜 정부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고 민심(청취)의 나침반이 고장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앞서 지난 12일 김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초선 의원 6명(민현주·윤명희·이재영·이종훈·이자스민)은 망언 파문과 관련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어 “올바르지 못한 역사관에서 미래 지향적이며 혁신적인 국가운영 비전이 나올 리 만무하다”며 “국민들에게 희망이 아닌, 걱정과 우려를 안겨주는 청와대의 실패한 인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대중의 상식을 뛰어넘는 저널리스트의 파격”이라며 문 후보자의 위안부 망언 등을 적극 옹호했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자의 역사관에 문제가 있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6인 동료 의원들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며 “이들의 소신이 분명하다면 문 후보자의 온누리교회 강연을 함께 시청한 뒤 그의 역사관이 무엇이 문제인지 공개토론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당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