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설교방송을 중단했다,

CBS는 그간 조용기 목사의 주일 설교 영상과 과거 해외 집회 영상 등을 몇몇 프로그램(행복으로의 초대, 명설교 초대석, 미션필드, 월드미션투데이)에서 방송해왔다. 그러던 CBS가 6월 첫째주부터 조 목사 설교 방송을 일제히 중단했다.

CBS 내부에서 조 목사 설교 방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검찰이 지난 1월 20일 교회에 150여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조 목사에게 징역 5년에 벌금 72억 원을 구형했을 무렵이다. 

박성석 CBS 종교부장은 지난 2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설교 중단에 대해) 내부에서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며 “아직 유죄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1심 재판 결과라도 보고 난 후에 결정하자는 의견도 있어서, 법원 선고가 나오면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2월 20일 조용기 목사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을 선고하면서 조 목사 설교방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됐다. 몇 차례의 TV 편성위원회를 거쳐 CBS는 조 목사 설교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석현 CBS 선교제작본부 편성운행팀장은 1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법원 선고가 나간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기간 나갔던 방송이라 심도 있는 내부 논의를 거쳐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CBS ‘명설교 초대석’ 갈무리
 
CBS가 조 목사 설교방송을 중단한 이유는 조 목사가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는 판단에서다. 지웅 CBS 편성국장은 “아시다시피 사회적으로 그런 게 있어서(물의를 빚은) 설교 방송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석현 편성운행팀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는 것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조용기 목사의 경우 개인적인 윤리판단을 떠나 실정법에 저촉된 부분이 있어 설교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용기 목사 일가 비리 폭로에 앞장서고 있는 이진오 더함공동체 목사는 “진작 중단했어야하고, 늦었지만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CBS 내부 구성원들과 PD들이 많이 노력을 한 것 같다”면서도 “CBS가 최근 논문 표절이나 세월호 희생자 모욕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의 설교 영상을 내보내던데, 같은 논리라면 오 목사 설교방송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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