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1일 <뉴스 9>를 통해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과거 한 교회 강연회에서 친일과 분단이 하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동아일보가 12일자 기사에서 문 후보자가 KBS 사장으로 거론돼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노조) 측이 문 후보자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는 보도해 논란을 빚고 있다.

문 후보자가 사장 후보로 거론돼 KBS노조가 ‘뒷조사’를 벌이고 있었다는 주장인 셈인데, 이는 일부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KBS본부)는 이것이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 동아일보에 정정보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정정보도를 거부했고 대신 반론보도를 게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KBS본부는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는 문 후보자의 청문회 쟁점을 정리한 기사에서 “KBS노조에서는 해임된 길환영 전 사장의 후임으로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임명될 것을 예상해 문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6월 12일자. 2면.
 
KBS본부는 이에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동아일보 측에 보도 내용에 대한 취재 과정을 문의한 결과, 해당부서 데스크는 ‘야권에서 이 얘기가 어제 파다하게 돌고 있다. 그래서 새 사장으로 이 양반(문창극)이 올 것으로 보고 KBS 노조(1노조)에서 여러 가지 인사 검증을 다 끝냈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퍼져서, 기사에 반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본부는 정작 해당 기사를 리포트 한 것은 KBS본부 소속의 기자들이라며 “KBS노조가 검증을 했다는 동아일보 기사와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KBS본부는 “문창극 후보가 KBS 새 사장으로 올 것이라는 어떠한 정보도 (KBS본부는) 알지 못했고, 조합 차원에서 문 후보에 대한 인사 검증을 별도로 시도한 적도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KBS본부는 “동아일보 측에 해당기사의 정정보도 또는 반론보도와 해당기사의 수정(KBS노조 관련 부분의 삭제)을 요청했고, 동아일보는 13일자 4면에 ‘반론 보도’를 싣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 6월 11일 KBS 뉴스9 문창극 후보자 보도 화면 갈무리.
 
앞서 동아일보는 지난달 27일 송평인 칼럼 에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KBS기자들을 가리켜 “예민함도 지나치면 병”이라며 “세월호 희생자 수를 일반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비교한 KBS 보도국장의 발언을 노조에 ‘고발한’ 과학재난부 여기자…(중략)…모두 예민하기는 마찬가지다”라고 적어 KBS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송 위원은 “기자들이 쓸데없는 데서 예민해져서 국민이 동감하기 힘든 포인트에서 격렬한 불꽃을 튀기며 싸우는 것이다. 최근 KBS내홍이 그렇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는데, 당장 송 위원의 주장대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을 노조에 고발한 것은 KBS 과학재난부 여기자가 아니었다.

또한 동아일보는 KBS 사태 중 연속기획을 보도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진 바 있다. 당시 KBS기자협회는 칼럼 삭제와 논설위원 사과를 요구했고 KBS 양대노조는 동아일보의 기사들을 문제 삼아 지난달 30일 동아일보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KBS본부는 “동아일보가 최근 ‘송평인 칼럼’과 ‘KBS관련 연속기획’ 등에서 보여준 KBS와 소속 구성원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 보도에 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또다시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보도를 통해 KBS본부와 소속 조합원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점은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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