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선교방송인 CGN TV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발언이 담긴 논란의 영상 제공을 중단했다.

11일 KBS <뉴스9>는 문 후보자가 지난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온누리교회에서 실시한 특강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문 후보자는 일본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며, 남북분단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을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엄청난 파장이 일었고,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커지던 가운데 기독교 선교방송 CGN TV가 문 후보자의 영상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이유는 KBS와 국민TV 등이 자신들의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 11일자 KBS 뉴스9 갈무리
 
CGN TV는 12일 공지사항을 통해 “CGN TV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관련영상을 개인이나 어떤 단체에도 공식적으로 제공한 적이 없다”며 “6월 11일 KBS <뉴스9>에서 사용한 동영상은 CGN TV의 사전 동의없이 무단으로 복제 및 사용된 것으로 CGN TV와 온누리 교회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CGN TV는 또한 “이에 해당 방송국에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며 추가적인 불법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영상 제공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CGN TV 홈페이지 갈무리
 
CGN TV는 KBS와 국민TV <뉴스K>에 기사를 내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국민TV <뉴스K>는 11일 “[단독] 문창극 ‘6.25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일제 때 국민 계몽‘” 꼭지에서 문창극 후보자의 교회 특강 영상을 공개했다.

CGN TV는 내용증명서에서 “당사의 교회 강연 동영상은 당사의 저작재산권으로 저작권법에 의한 저작물로 등록되어 있고, 당사의 웹페이지에도 위 동영상의 저작권은 CGN TV에 있음이 명기되어 있다”며 “즉시 저작권 침해행위를 중단하고 귀사의 홈페이지, 기타 기사보도 등에 게재된 관련 동영상을 모두 삭제하라”고 밝혔다. CGN TV는 또한 “당사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를 작성한 홍성희 KBS 기자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CGN TV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상을 뉴스에 가져다 쓴 것은 맞지만 영리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공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고, 내부에서 그렇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CGN TV 쪽에 영상 이용 사실을 미리 말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보도 특성상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미디어오늘은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CGN TV 측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CGN TV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있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고, 그 외에 따로 답변드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질문에도 “우리가 굳이 답변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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