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출신 윤두현 신임 청와대 홍보수석이 YTN 시절 잇따라 여권에 불리한 기사를 불방시키고, 2012년 YTN 파업 국면에서 여성 조합원에게 ‘막말’을 퍼부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MB 살리기’ 주력한 윤 수석

윤 수석은 2008년 8월 YTN 정치부장에 임명됐다. 윤 수석은 이때부터 MB정권에 불리한 기사를 반복적으로 누락시켰다. 2009년 9월, YTN 정치부 정당팀 기자는 “무용지물 재래시장 상품권… 대통령은 홍보, 시장은 외면”이라는 리포트를 제작했다.

이 리포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재래시장을 방문해 직접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하면서 홍보했지만 대통령 홍보와 달리 이 상품권은 현실성 없는 무용지물”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윤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을 기사 첫머리에 언급한 것은 기사에 의도가 있다는 오해받을 소지가 있으니 기사를 고치라”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기자가 이를 거부하자 특종 보도를 불방했다.

윤 수석은 이명박 ‘독도 발언’ 보도 누락의 당사자로도 알려졌다. 2010년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본 교과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는 문제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누리꾼 입길에 올랐다. 다수 언론이 관련 보도를 내보냈지만 YTN은 보도하지 않았다. 같은 해 3월 16일 YTN 정당팀 기자가 “청와대, ‘독도 언급’ 진실 규명해야”라는 단신을 작성했지만 이마저 승인하지 않았다.

윤 수석, 취재 기자 정부 비판 ‘봉쇄’

2011년 11월 윤 수석은 정치부장에서 보도국장으로 영전했다. 당시 여론은 대통령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으로 들끓었다. “사저 매입은 대통령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인터뷰가 파문을 일으켰지만, YTN는 단 한 줄도 전하지 않았다. 윤 수석은 이를 두고 “몰라서 못 썼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1월 내곡동 특검과 관련, “청와대 개입 정황…이시형 25일쯤 소환”이라는 리포트가 제작됐지만 한 차례만 방송됐다. 윤 수석은 사회1부장을 통해 ‘청와대 개입 정황’이라는 부분을 빼고, ‘25일쯤 소환’이라는 내용을 앞부분에 내세울 것을 취재기자에게 지시했고 이에 취재기자는 반발했다. 결국 리포트가 불방됐다.

2012년 10월 최교일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의 ‘내곡동 특검 대통령 봐주기 수사 의혹’ 관련 발언 역시 축소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최교일 지검장은 “내곡동 대통령 사저 부지 매입 과정에서 배임죄 소지를 발견했지만 배임에 따른 이익이 대통령 일가에 돌아갔기 때문에 기소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YTN은 후순위 단신으로 보도했을 뿐이다.

윤 수석은 2012년 2월 이명박 대통령 BBK 논란에도 침묵을 지켰다. “새로울 것 없는 함량미달 기사”라는 이유였다. YTN 사회1부는 이명박 대통령 BBK 논란과 관련해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설 근거였던 가짜 편지 작성자가 귀국해 총선 전 가짜 편지 배후 등을 밝힐 것이라는 단독 보도를 작성한 바 있다. 윤 수석은 이 역시 막아섰다.

YTN은 같은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 계좌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화제의 인물’ 코너에 출연시키는 물의를 빚기도 했다. 조 전 장장 섭외는 윤두현이 직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청장과 식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섭외였다.

조 전 청장은 “노 전 대통령 차명 계좌 문제를 집요하게 물으면 방송 사고 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발언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지만 YTN은 조 전 청장 입에만 주목했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 측 정준길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 논란 속에서 거짓말을 밝히는 ‘택시기사 증언’이 나왔다. 다수 언론은 이를 비중있게 보도했으나 정작 보도 전문채널 YTN은 기사 처리를 하지 않았다. 윤 수석은 “현장으로부터 보고를 잘 받지 못해서 기사처리를 못했다”는 변명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윤두현 신임 청와대 홍보수석 (사진 = SBS)
 

‘접대골프’와 막말, 도덕성도 결격사유

윤 수석이 MB 정권 ‘왕차관’으로 꼽히는 박영준과 절친이라는 소문은 언론계 내부에서 파다했다. 그로 인해 배석규 YTN 사장 체제 아래에서 윤 수석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 윤 수석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통해 ‘정치권 외압 대상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실시한 직권조사 최종 결정문을 보면, 지난 2008년 표완수 전 YTN 사장(현 시사IN 대표)은 당시 홍상표 YTN 보도국장과 윤진식 대통령직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으로부터 정치부장으로 윤 수석을 뽑으라는 압력을 받았다. 표 전 사장이 YTN을 떠난 후 윤 수석은 정치부장에 임명됐다.

윤 수석은 YTN 파업이 한창이던 2012년 3월, 경기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겨 내부 비난에 휩싸였다. 골프 비용을 기업 관계자가 부담했고, 사내 윤리 강령에도 어긋난 행위여서 YTN 안팎으로 ‘접대 골프’ 논란이 빚어졌다. 윤 수석은 파업 기간 중 사내에서 마주친 여성 조합원에게 “일 안 하고 노니까 살찌네”라는 모욕적인 언사까지 뱉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권영희)는 9일 성명을 내어 “윤 수석은 출신지를 바탕으로 한 정치권과의 친분 관계를 이용해 이명박 정부 이후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YTN 플러스 사장 자리를 잇달아 따낸 권력바라기”라며 “이런 인사를 국민과 소통을 책임지는 홍보수석으로 임명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지금까지 불통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YTN지부는 “언론사 보도 수장을 지내면서 철저히 권력편향적인 방송을 했던 사람이 어찌 제대로 된 소통과 언론 중립성을 보장하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며 “공정보도와 관련해 같은 조직에서조차 지탄받았던 인물을 권력 핵심으로 발탁했다는 것 자체가 청와대 스스로 언론을 방패막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YTN 영상4기 기자들도 성명을 통해 “경영진은 ‘축 YTN 최초 연이어 홍보수석 탄생’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싶을지 모르지만 현장에서 피땀 흘리는 후배들은 얼굴을 들 수 없고 좌절을 맛본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진작 정치권에 목을 맨 사람이므로 갈 사람이 간 것은 맞으나 YTN을 지켜야 하는 우리는 정도를 걷는 뉴스채널 위상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박철원 YTN 홍보팀장은 9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통화에서 “윤 수석은 회사를 떠난 사람이고 과거 일에 대해 회사가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축소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에게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윤두현 홍보수석과 여러차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전달을 통해 질의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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