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YTN 보도국장 출신 윤두현 청와대 신임 홍보수석에 대한 자질 논란이 정치권 안팎으로 거셌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청와대 발표를 받아쓰는데 급급했다. YTN 역시 관련 소식을 짧게 보도한 뒤 청와대 후속 개편 전망에 중점을 뒀다. 윤 수석을 비판하는 금태섭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의 논평을 인용하면서도 YTN이 언급된 부분은 찾을 수 없었다. 

신임 홍보수석에 윤두현 YTN플러스 사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은 이내 자질 논란으로 번졌다. YTN 시절 윤 수석은 줄곧 ‘여당 편향 보도’로 내부 구성원과 불화했고,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통해 ‘정치권 외압의 대상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으로 단행한 청와대 인사였다는 점, 언론인이 청와대로 직행했다는 점, 지역 편중 인사라는 점 등 짚어야 할 쟁점이 많았지만, 지상파 방송사 메인뉴스는 청와대 내각 개편 소식에 치중했다.

靑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방송 3사

KBS ‘뉴스9’은 8일 첫 번째 소식(<새 홍보수석 윤두현 내정…총리·참모진은?>)에서 윤 수석 소식을 다루었다. KBS는 “청와대 신임 홍보수석에 윤두현 YTN 플러스 대표이사가 내정됐다”며 “윤 수석은 경북 경산 출신으로 서울신문 기자로 출발해 YTN 보도국장 등을 역임했다”고 밝혔다.

KBS는 윤 수석을 둘러싼 ‘여당 편향’ 논란을 뉴스 말미에 정치권 공방 하나로 처리했다. KBS는 “여야는 새 홍보수석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며 “새누리당은 언론과 정치 영역을 잘 조율할 수 있는 인사라고 긍정 평가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YTN 보도국장 시절 여당 편향 보도를 했다며 권언유착 인사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는 윤 수석에 대한 비판 여론을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톱뉴스(<홍보수석 윤두현 총리는 언제?>)로 윤 수석 임명 소식을 짤막하게 다룬 뒤 “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정현 전 수석이 사퇴하면서 청와대 참모진 개편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BC는 “수석 5명 이상이 교체되는 중폭 이상이 될 거라는 전망 속에 청와대는 현재 검증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며 “국가대개조작업을 진두지휘할 신임 총리 인선도 거의 마무리돼 박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SBS도 MBC와 마찬가지였다. SBS ‘8뉴스’는 첫 번째 뉴스(<홍보수석 윤두현‥ “靑 교체대상 정리 중”>)에서 “청와대는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홍보수석 공백이 장기화되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후임자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며 “이 전 수석의 사표는 신임 홍보수석 임명 발표를 앞두고 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 8일자 방송사 뉴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KBS, MBC, YTN, SBS)
 

제 식구 감싸는 YTN

윤 수석이 몸을 담았던 YTN도 지상파 방송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 수석 자질 검증보다 청와대 개편 뉴스에 중점을 뒀다. 

YTN은 8일 <새 홍보수석에 윤두현…청와대 개편 속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한 이정현 홍보수석 후임에 윤두현 YTN플러스 대표를 임명했다”며 “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이정현 전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후임자를 발표했다는 후문”이라고 밝혔다.

YTN은 같은 날 금 대변인의 오전 현안논평을 전했다. 이날 금 대변인은 “윤 신임 수석은 정권의 눈치만 보는 전형적인 해바라기형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 왔다”며 “BBK 가짜 편지 작성자 신명씨가 지난 4.11 총선 엿새 전에 귀국해 가짜 편지 배후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는 YTN의 단독 보도를 보류시킨 일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YTN은 논평 가운데 YTN이 언급된 부분은 리포트에 담지 않았다. YTN은 <“청와대 홍보수석 임명 권언유착 의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윤두현 YTN플러스 사장이 청와대 신임 홍보수석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 앞으로도 계속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만 밝혔다.

반면 JTBC ‘주말뉴스’는 뉴스 절반을 ‘여당 편향’ 논란에 할애했다. JTBC는 “윤 신임 홍보수석은 YTN 보도국장 재직 당시 여당 편향 보도로 노조와 수차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금 대변인 발언을 인용했다. 

JTBC 뉴스 영상에서 금 대변인은 “(윤 수석은) 정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 된다며,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영상을 기사에서 빼라고 요구하다가 결국 리포트를 일방적으로 불방시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청와대 인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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