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와대가 신임 홍보수석에 윤두현 디지털YTN 사장을 내정했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하지만 윤 내정자는 지난해 3월 디지털YTN 사장으로 임명될 당시에도 ‘MB 감싸기 보도’로 유명한 전력이 논란이 돼 YTN 내부에서도 강한 반대에 부딪힌 바 있어 청와대 자질 검증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이정현 홍보수석의 후임으로 윤두현 디지털YTN 대표이사 겸 사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윤 신임 수석은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등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 능력을 발휘해온 사람”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개조 작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소통의 적임자로 판단해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 윤두현 청와대 신임 홍보수석 내정자
ⓒYTN
 
그러나 민 대변인의 소개와는 달리 윤 내정자는 YTN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역임할 당시 ‘여당 편향 보도’로 많은 문제를 일으켜 YTN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그가 디지털YTN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도 ‘정치권 외압의 대상자’로 지목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2월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실시한 직권조사 최종 결정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표완수 전 YTN 사장(현 시사IN 대표)은 당시 홍상표 YTN 보도국장과 윤진식 대통령직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으로부터 정치부장으로 윤 내정자를 뽑으라는 압력을 받았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윤진식 전 의원은 2008년 대통령직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을 맡았고 MB정부의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당시 정권의 실세였던 인물이 YTN에 친 정권 간부를 심으려 했다는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윤 내정자는 2012년 YTN 보도국장을 할 때도 ‘BBK 가짜편지 단독보도’를 “새로울 것 없는 함량 미달의 기사”라는 이유로 보류 지시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출연시켜 일방적인 정권 홍보 방송을 했다는 YTN 내·외부의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 2011년 11월 윤 내정자가 신임 보도국장에 임명될 당시에도 YTN 노조는 성명을 내고 “구본홍 YTN 사장 시절 정치부장을 하면서 ‘정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 된다’며 리포트를 일방적으로 불방시키는 등 여당에 편향된 보도로 공정방송위원회 등 사내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윤 내정자는 2012년 3월 YTN 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보도국장으로 있으면서 보도국 소속 보직부장 2명, 외부인 1명과 함께 접대성 골프를 치러 간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신임 홍보수석 내정 건과 관련해 YTN 노조 관계자는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윤 내정자는 MB정권 시절 오로지 권력의 비위에 맞추려는 행태만 보였고 드러난 사례만 해도 청와대나 권력에 불리한 기사는 불방시키거나 다루지 않은 일이 빈번했다”며 “현직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인이 청와대 권력으로 직행하는 것은 언론사 입장에서 개인이 얼마나 정치적 편향성을 띠며 기자로서 부적격했는지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 정권에서도 언론을 악용해 어두운 면 감추려고 하는 도저히 일어나선 안 되는 일들이 당연한 듯 일어나고 있다”며 “지금 현직에 있는 언론인을 국민을 상대로 청와대 선전하는 자리에 내정하는 것은 정권 자체가 떳떳하지 못한 정권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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