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이시종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 모두 충주 출신이자 청주고 동기인 50년 지기 친구로 알려졌지만, 양쪽 모두 잇단 폭행 시비로 선거전이 막판으로 갈수록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2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와 윤 후보의 선거사무원 등을 상대로 3건의 고소·고발장을 청주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 측은 “윤 후보 측 관계자 7∼8명이 새정치연합이 주최한 ‘60시간 집중 유세 결의대회’ 행사장 인근에서 우리 선거사무원 이아무개씨를 집단 폭행해 입원 치료를 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후보 측도 이 후보를 잇달아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했다. 윤 후보는 지난 1일 자신의 아들이 이 후보 쪽 선거운동원들로부터 맞았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윤 후보 아들이 청주실내체육관 부근에서 새정치연합 선거운동원들이 탄 미니버스 안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기 때문이다.

사실 두 후보는 오랜 친구 사이이자 행정고시(이시종 10회, 윤진식 12회) 관료 출신으로 본래 막역한 관계로 알려졌지만,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때 충주 국회의원 배지를 놓고 격전을 벌이면서 ‘숙명의 라이벌’이 됐다. 18대 총선에선 이 후보가 1582표(1.95%)차로 승리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석패한 뒤, 이 후보가 2010년 도지사선거에 출마해 치러진 보선을 거쳐 충주에서 18·19대 재선의원을 지냈다.

   
이시종 새정치민주연합 충북지사 후보(좌)와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우). 사진=후보 공식 페이스북
 
두 후보가 6년 만에 재격돌을 앞둔 이번 지방선거 현재 판세도 박빙 양상이지만 여론조사 추이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에 3%~8%포인트가량 다소 앞서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공개된 팟캐스트 ‘정치다방’에 출연해 “윤 후보는 MB맨으로 장관을 지냈던 사람이어서 초기엔 윤 후보가 셀 거라 봤는데 지금 상당한 격차로 이 후보가 앞서고 있다”며 “이유를 들어보니 충주 시민들이 윤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도지사에 출마한 걸 두고 ‘자기 밭은 내버려두고 왜 친구 밭에 가서 난리냐’며 여론이 윤 후보에게 좋지 않다고 한다”고 전했다.

과열로 치닫고 있는 이번 선거전과 관련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리는 처음에 폭력사건이나 선거법 위반 등 고소·고발 검토를 안 하다가 흑색선전이 점점 도가 지나치고 유권자들의 오해도 커져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법적인 문제는 법원에서 판단하겠지만 두 후보가 각각 광역단체장과 장관도 지냈는데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진 것에 대해 도민들에게 너무 창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 측 관계자는 “50년 지기 친구라도 선거는 이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이므로 서로의 잘못이 있다면 법적 책임 물어야 한다”며 “충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 나간 것은 이 후보가 늦게 출발하면서 컨벤션효과를 본 측면이 커 선거운동 과정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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