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을 내려놓은 간부 중 일부를 전보 조치해 ‘보복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보도본부 소속 부장 6명을 KBS 지역방송국 평기자로 발령낸데 이어 강릉방송국장과 제주방송총국장을 인재개발원으로, 편성본부 콘텐츠개발실장은 개발실 평직원으로, 제작기술센터 중계기술총감독은 관악산 송신소로 발령냈다.

KBS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노조)은 이에 대해 “길환영은 점심시간 느닷없이 보도본부 보직 사퇴 부장 일부를 지역으로 강제 발령내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길환영 사수에 동참하지 않은 제주총국장, 보도기술국장, 강릉국장에 대한 보복 인사도 곧바로 시행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직사퇴한 총감독은 송신소로 쫓겨나고 그 알량한 보직 하나 맡겠다고 또 다른 부역간부들이 인사 발령장에 이름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KBS본부)도 성명을 통해 “돌아오라던 보직사퇴 부장들을 지역으로 멀리 보냈다”며 “이것이 길환영의 소통이고 그의 진면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번 발령은 명백한 불법·부당 발령으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통해 바로잡을 것”이라며 “길환영은 더 이상 비굴한 행태를 멈추고 당장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인사 원칙에 따른 인사발령”이라고 말했다.

   
▲ 지난 29일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합동 총파업 출범식 모습. 사진=KBS본부
 
앞서 이날 길환영 사장의 월례조회에는 770여명의 KBS 보직간부 중 80명만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일부 간부들은 29일부터 시작해 5일째 접어든 KBS노조와 KBS본부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집행부의 재산압류 및 민형사상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고 KBS본부는 밝혔다.

KBS본부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순장조들도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발표하기 힘들었는지 덜덜 떠는 모습이 화면에서 발견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길 사장이 이날 월례조회에서 “외부로부터 공기업 개혁 논의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기막힌 뻔뻔함”이라며 “사장의 자격도 명분도 모두 상실한 이가 감히 구조조정을 그것도 비겁하게 외부세력에 의한 구조조정을 언급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KBS노조도 이날 조회에 대해 “길환영은 오늘 감히 국민이라는 이름을 수도 없이 남발했다”며 “국민의 방송 KBS를 정권에게 팔아먹은 장본인이 도대체 누구인데, 국민이 사장에게 부여한 권리를 사적으로 악용해 회사를 사유화하고 온갖 전횡을 일삼은 장본인이 도대체 누구인데 감히 후안무치하게 국민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개가 웃을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KBS노조는 “KBS 구성원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립을 위한 제도 장치 마련을 촉구할 때는 외면하던 자가 느닷없이 어떤 안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살려만 주면 뭐든 하겠단다. 그 뻔뻔함과 후안무치함에 구역질이 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경영철학이 직원 행복이요 국민 행복이라는 궤변도 잊지 않았고 그동안 자신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단다”라며 “이를 지켜보던 조합원들이 개그콘서트를 보듯 ‘빵’ 터졌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