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대 노조 파업이 이틀 때 접어든 가운데 언론계에서는 KBS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KBS 양대 노조 파업에 연대 의사를 밝히면서 자신들이 속한 언론사와 나아가 언론계 전체에 KBS 파업의 명분이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뜨거운 심장과 연대의 의지를 담아 KBS 구성원들의 결단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며 “(KBS의 지금 상황은) 더도 덜도 아닌 2012년 MBC 상황의 복사판 그대로였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KBS 이사회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본질은 정권의 방송장악, 그 추악한 개입. 그리고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공영방송 이사회의 거수기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길환영 사장이 김재철의 길을 가려한다면 오산”이라며 “170일 동안의 파업을 겪은 우리로서는 더욱 더 간절하게 KBS의 승리를 기원하고, 또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도 29일 “언론 본연의 기능을 되찾으려는 상식적인 언론인들로서는 당연히 취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라며 “어렵고 힘겨운 길이지만 굳건히 헤쳐 나가지 못하면 더욱 크나큰 고통이 찾아온다는 것, 청와대 권력의 추악한 언론 장악에 의해 5년 넘게,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YTN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YTN지부는 “KBS의 파업은 KBS만의 투쟁이 아닌, 대한민국 언론 전체의 투쟁”이라며 “대한민국 언론의 정상화를 염원하는 YTN 노동조합은 KBS 동지들이 반드시 승리해 언론 자유와 독립을 이뤄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 지난 29일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합동 총파업 출범식 모습. 사진=KBS본부
 
전국언론노조 OBS지부도 29일 “이번 파업은 권력의 방송으로 전락한 KBS를 권력으로부터 되찾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역사적인 투쟁”이라며 “이번 파업은 너무도 정당하고 명분 있는 파업”이라고 밝혔다. OBS지부는 “길 사장은 국민 앞에 백배사죄하고 즉각 사퇴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통해 재발 방지에 대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경향신문 지부도 29일 “세월호 참사를 통해 모순과 부조리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민낯을 답답한 마음으로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던 국민들에게 그마나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며 “KBS 동지들은 일그러진 대한민국의 언론지형을 바로잡는 역사적 과업의 물꼬를 텄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향신문 지부는 “KBS의 투쟁은 길 사장 퇴진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공영방송을 바로세울 수 있는 제도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한민국 언론지형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날까지 KBS 동지들이 변치 말고 행동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KNN지부도 29일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는데 민영, 공영의 차이란 없다”며 “오늘 KBS 노조의 투쟁은 내일 우리 지역방송노동자들의 모습이요, KBS 노동조합의 승리는 우리 지역방송의 연대와 단결의 또 다른 이름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국민일보·CTS지부도 이날 “2012년 상반기 KBS본부와 함께 언론총파업을 벌였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며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파업의 길로 나서는 KBS 동료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잘못을 반성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뭉쳐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부러워하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MBN 기자협회는 “길환영 사장은 후배들 앞에 당당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될 것”이라며 “이런 길환영 사장과 싸우는 KBS 기자들의 모습에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길환영 사장이 자행한 부당한 지시는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명령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BBS(불교방송) 기자협회도 28일 “청와대의 보도개입은 여러 정황으로 사실로 드러났다”며 “부끄러움에 스스로 고개를 숙여야 할 KBS 길환영 사장은 그럼에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고, 나아가 기자들의 복귀를 종용하며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널리즘의 기초를 바로잡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KBS 기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사무직노조연맹(UNI) 한국협의회는 30일 “청와대가 언론보도에 개입하였다는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 우리는 다시 한 번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70년대 독재시절에서나 가능했었던 정권의 언론 보도 개입과 왜곡보도는 소위 자유 민주주의국가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국격과 자존심을 하루아침에 침몰시키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UNI는 “방송의 파행을 맞고 있는 KBS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KBS 이사회는 길환영 사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만일 세월호 선장과 다를 바 없는 길 환영사장의 해임안을 처리하지 않고 언론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없도록 방치 한다면 KBS이사회도 우리 역사에 죄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KBS 노조의 역사적 파업을 지지하고 국제연대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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