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MBC가 SBS에 비해 지방선거 관련 보도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MBC와 SBS는 여론조사 기관 ‘TNS’와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BS가 이 소식과 함께 안대희 사퇴 공방 등을 포함한 정치적 쟁점을 다룰 동안 MBC는 ‘브라질 월드컵’을 뉴스 중반부에 세 꼭지로 배치하며 스포츠 이벤트 소식 전달에 힘을 줬다.

MBC ‘뉴스데스크’는 29일 3번째 꼭지 <서울 경기 인천 지지율 변화>, 4번째 꼭지 <초접전 광역선거 판도 ‘안갯속’>에서 지방선거 6·4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여론조사였지만 MBC는 두 꼭지, SBS는 세 꼭지로 다루었다. 교육감 여론조사를 SBS는 별도 리포트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날 MBC와 SBS는 사전투표 소식도 전했다. SBS가 구체적이었다. SBS는 4번째(<내일부터 사전투표…“소중한 한 표를”>)에서 사전투표 소식과 함께 충청과 수도권 등 접전지역에서의 승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는 여야의 모습을 보도했다. SBS는 “오늘(29일) 여야 지도부는 접전지역인 충청권과 수도권에 당력을 집중했다”며 “내일 사전투표가 시작되는데 여야 모두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SBS가 이 리포트에서 사전투표 소식뿐 아니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막판 격돌까지 카메라에 담아 냈지만 MBC는 <내일부터 이틀간 사전투표>에서 “6·4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내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며 짤막하게 처리했다. 세밀함에서 SBS에 뒤떨어진 것이다.

   
▲ MBC 뉴스데스크 29일자 보도 (사진 = MBC)
 
반면 MBC는 ‘브라질 월드컵’에 열을 올렸다. MBC는 열네 번째 꼭지 <‘버럭 해설’ 안정환 입담 화제>에서 “2002년 월드컵 때 최고의 스타였던 안정환 MBC 축구해설위원이 ‘버럭 해설’이라는 별칭과 함께 어록까지 낳았다”고 말했다. MBC의 월드컵 중계를 맡은 안정환 해설위원을 소개하면서 자사 월드컵 뉴스를 띄운 것이다.

열다섯 번째 꼭지, 열여섯 번째 뉴스도 월드컵 소식였다. MBC는 <활 쏘며 월드컵 반대 시위>, <열악한 치안 응원단 안전 우려>에서 월드컵에 반대하는 브라질 내 시위와 응원단 안전이 우려된다는 얘기를 했다. 벌써부터 월드컵을 띄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SBS는 월드컵 소식을 스포츠 뉴스에서만 다뤘다. SBS는 스포츠 뉴스에서 “월드컵 대표팀의 어젯(28일)밤 튀니지전 답답함을 느낀 분들 많을 것이다. 러시아와 첫 경기까지 20일 남은 상황에서 숙제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SBS는 월드컵 보도 대신 선거에 집중했다.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와 함께 6.4 지방선거 시·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했다. 점검 대상은 충청남도였다. SBS는 다섯 번째 꼭지 <“제2 경부선 앞당겨” VS “항만-교통망 확충”>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의 대표공약은 제2 경부고속도로 조기 건설”이라며 “6조 8천억 원을 들여 서울에서 천안,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제2 고속도로를 건설해 교통량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SBS는 “안희정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충남을 국제 물류거점으로 만드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내걸었다.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해 상생하는 경제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100억 원, 농업혁신 추진에 3조 4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항만만과 교통망을 확충하는데 7조 1천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SBS가 인용한 안희정 충남도시자는 “가시적인 토목공사와 가시적인 재정투자 사업만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주권자들이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렵지만 삶의 질, 우리 삶의 안전, 그리고 정부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신뢰를 잃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보도가 선거 국면에서까지 SBS에 밀리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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