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충성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는 내용의 공정선거보도감시단 보고서가 나왔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주도로 출범했다.

보고서는 김기춘 비서실장에 충성하는 매체로 ‘채널A’를 지목했다. 채널A는 지난 25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요즘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탐구했다. 채널A는 <“그만 두더라도…恨 남으면 안 되지”>에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최근 심경이 담긴 발언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한이 남으면 안 되니 열심히 하자” ‘멸사봉공(滅私奉公: 사를 버리고 공을 위해 일한다)’과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등 김 실장의 입장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채널A는 같은 날 <靑 이르면 26일 개편, 누가 바뀌어야 큰 폭 개각?>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은 조금 전에도 나왔지만, 멸사봉공 해보겠다고 실천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비판에는 굉장히 초월하고 있는데, 비판이 많으면 초연, 초월하기 쉽지 않을 텐데 그런 상황”이라며 김 실장의 현황을 전했다. 이 보도에서 채널A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매일 등산을 가며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국가개조업무에 흠뻑 빠져있고, 주철기 수석이 내일 지구가 망해도 사과나무를 심자 스타일이라는 등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의 동향을 시시콜콜 전했다.

   
▲ 5월 26일자 채널A ‘종합뉴스’ 화면 갈무리
 
채널A는 다음날 같은 내용을 또 다시 보도했다. 채널A는 26일 <개편 임박한 靑 수석들의 대처법>에서 “유임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초월형’”이라며 “집중적인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평소 즐겨 쓰던 ‘멸사봉공’, 사를 버리고 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게 청와대 참모진들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전날 뉴스에서 했던 말을 다시 반복한 것이다.

채널A는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매주 일요일에도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리는데 휴일 회의 시간만큼은 조금 늦추자는 수석들의 건의에도 ‘회의시간은 근무기강과 관련이 있다’며 기강을 잡고 있다“는 새로운 멘트를 추가했다. 이어 이정현, 유민봉, 주철기 수석에 대해서도 전 날 했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 내보냈다.

보고서는 채널A가 “대통령을 넘어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 ‘받들어 총’”의 충성을 보이고 있다며 “청와대를 띄우기 위해 ‘재활용․복제 보도’까지 내보내 전파 낭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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