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표결을 미루면서 KBS 사태가 결국 ‘파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해임제청안 표결이 지방선거 이후인 6월 5일로 미뤄짐에 따라 누리꾼들은 ‘이사회가 정치적 결정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28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 KBS 이사회는 9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결국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에 대한 표결을 연기했다. 해임제청안을 발의한 야당추천 이사들은 28일 표결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여권 추천이사들은 문구조정 등을 요구하며 논의가 길어졌고, 최후 진술에서 의견이 5 대 5로 나뉘자 이길영 KBS 이사장은 표결을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이사회는 결국 6월 5일 길 사장 해임제청안에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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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사회에서 길 사장을 해임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계획대로 29일 5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29일 오후 2시 각각 파업출정식을 연 뒤 3시 공동파업출정식을 열 계획이다.

   
 
 
KBS 이사회가 길 사장을 해임하지 못하고 논의를 연기함에 따라 이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언론노련 초대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전 의원은 “KBS 이사회는 청와대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이사회를 벗어나지 못해 끝내 길환영 사장 해임결의를 하지 못했다. 노조의 파업 결의도 무시했다”며 “국민이 나서 KBS를 청와대 방송이 아닌 국민의 방송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KBS 양대노조의 파업을 두고 누리꾼들은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트위터리안은 자신의 트위터에 “KBS가 언론으로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찌라시 기레기 소리를 들으며 정권의 나팔수로 남을 것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이번 파업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제발 이번에는 성공해라. 국가 개조의 시작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KBS의 파업을 지지한다. 정부의 나팔 노릇을 하는 방송은 필요없다”며 “정부의 잘못을 질책하고 견제하는 방송, 다시 제대로 된 KBS가 되기 위한 썩은 뿌리 캐내기”라고 말했다.

이사회가 지방선거 다음 날인 6월 5일로 미뤄진 것을 두고도 이사회가 정치적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길환영씨 해임안을 바로 부결하면 선거에 악영향이 예상되니 선거 뒤에 하겠다는 걸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KBS를 놓치 않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누리꾼은 “청와대가 KBS가 파업하고 보도가 정지되는 것이 지방선거에 차라리 유리하다고 보는 모양”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예상대로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구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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