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KBS노조)이 28일 열리는 KBS 이사회(이사장 이길영)의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건의안 처리 결과에 따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KBS노조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KBS본부)와 연대투쟁을 모색하겠다고 밝혀 KBS 초유의 양대 노조 동시 총파업 가능성도 높아졌다.

27일 KBS노조는 파업찬반투표 결과 총원 2604명 중 2455명이 참여해 투표율 94.2%를 기록했고 이중 2041명이 파업에 찬성해 찬성률은 83.1%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KBS노조 측 관계자는 “지난해 KBS노조의 파업 후유증이 커서 파업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상황인데다 직종분포도 다양해 아무래도 KBS본부 보다는 낮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83.1%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데 대해 “우리는 80%정도 나오면 잘 나온다고 봤는데 그것보다는 다소 높았다”며 “이런저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기자나 PD가 아니더라도 사내 구성원들이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S노조는 지난 27일 비대위 회의를 통해 28일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총파업 가결에 따라 오늘(28일) 이사회에서 길 사장 해임제청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에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총파업 시기와 방법은 비대위원장에게 일임한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아울러 “KBS노조는 ‘공영방송 사수와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이번 투쟁을 전 사원 대 길환영 사장 싸움으로 규정하고 길 사장 퇴진 투쟁에 모든 동력을 모은다”며 “KBS본부 및 각 협회 등 전 사원이 연대해 투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 26일 KBS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언론노조 KBS본부가 전국조합원 총회를 갖고 이사회가 길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앞서 KBS본부 측은 KBS노조에 28일 이사회에서 길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29일 05시부로 파업에 돌입하자 제안한 바 있다. KBS본부 측 관계자는 “해임제청안 ‘처리’는 이날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통과시키는 것 외에 다른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이사회가 연기를 하더라도 이것은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노조는 “이사회 결과에 따른 투쟁 방법은 이사회 회의를 마치고 즉시 비대위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KBS노조 관계자는 “이사회 이후 비대위 회의에서 KBS본부의 제안 등에 대한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KBS 이사회를 앞두고 길 사장 해임에 대한 내외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제작거부 10일째를 맞은 기자협회와 28일 하루 다시 제작거부에 돌입한 PD협회가 이날 오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오전 11시에는 전국언론노조가 K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오후 2시에는 KBS본부가 조합원 총회를 열고, 3시 이사회 회의실 앞에서 해임제청안 가결 촉구 집회를 연다. 저녁 7시부터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가 주최하는 촛불집회가 KBS 앞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