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세월호 희생자 폄하 발언으로 문제가 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원회의에 참석했으며, 고 후보의 해명과 달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한 발언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0일 한기총 임원회의를 직접 취재했던 복수의 기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고 후보는 이날 회의 시작하기 전에 이미 회의장 안에 도착해 한기총 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한 회의 중간에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이 고 후보에게 “전교조와 싸울 용기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전교조만큼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임원회의를 취재했던 한 기자는 26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정확히 그런 발언을 했고 내가 직접 수기로 메모를 했기 때문에 틀림없다”며 “홍 회장은 ‘예전에 한기총은 문용린 현 교육감을 지지했는데 문 교육감이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뤄주지 않았다’며 고 후보에게 ‘전교조와 싸우겠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고 후보가 이같이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의 석상에 기자들도 다 있었는데 왜 그렇게 발언했는지 모르겠다”며 “나도 고 후보의 말을 듣고 의아했다”고 덧붙였다.

   
▲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이 임원들에게 고승덕 교육감 후보를 소개하자, 고 후보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뉴스미션
 
이후 이날 회의에서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고 후보는 보도자료와 라디오방송 등을 통해 “‘전교조는 무슨 수를 쓰든 조처하겠다’고 하지 않았다”며 “한기총 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에 들어갔고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한 사람도 누군지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제 고 후보는 회의 시작 전에 이미 회의장에 도착해 임원들과 인사를 나눴으며 질문을 한 홍 회장을 전혀 모를 수가 없다는 게 기자들과 한기총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날 회의장에 있었던 또 다른 기자는 “내가 회의 전에 도착했는데 (고 후보는)이미 회의실 안에 있었다”며 “회의 시작 전에 임원 몇 사람과 인사하고 나간 줄 알았는데 중간에 다시 들어와 정식으로 인사했고, 회의가 끝날 때까지 앉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러 참석자의 증언에 따르면 고 후보는 홍 회장을 비롯해 한기총 임원들을 회의 시작 전부터 미리 파악하고 있었으며, 회의장 안에 명패가 있고 참석자들도 명찰을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군지 몰랐다’는 고 후보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고 후보 측 관계자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미리 종교계 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인사를 하러 갔고 한기총과도 연락이 됐다”며 “나는 그 자리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고 후보가 방송을 통해 밝힌 그대로이고, 더 이상은 일일이 해명하거나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