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세월호 구조 작업에 나선 민간잠수사의 일당이 “시신 1구당 500만 원”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KBS MBC 메인뉴스는 25일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25일 연합뉴스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비공식석상에서 기자들에게 ‘민간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수습 시 1구당 50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민 대변인이 지난 24일 일부 청와대 출입기자와 점식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한 발언으로 알려졌다.

SBS·JTBC “민 대변인 발언 부적절” 한목소리

SBS ‘뉴스8’은 25일 이 소식을 다섯 번째(<논란 부른 靑 대변인 ‘잠수사’ 발언>)로 다뤘다. SBS는 “대책본부는 날씨가 좋아지면 지난달 선체 진입에 실패했던 원격 수중 탐색장비를 다시 투입하기로 했다”며 “이런 가운데 민간 잠수요원들이 시신 한 구 인양에 5백만 원을 받을 것이라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이 논란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SBS는 “민간 잠수요원들은 계약조차 못하고 극한의 수색을 하고 있다며 민 대변인의 발언에 불쾌감을 나타냈다”며 “민 대변인은 정부가 민간 잠수요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다는 개인적 의견을 말했을 뿐이고 잠수요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까 우려된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 25일자 SBS ‘뉴스8’ 뉴스(왼쪽), JTBC ‘주말뉴스’ (사진 = 방송사 화면 캡처)
 

JTBC ‘주말뉴스’도 네 번째 꼭지 <“시신 1구당…” 청와대 대변인 또 구설>에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민간잠수사가 시신 수습 시 1구당 500만원을 받는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며 “잠수사들은 ‘시신을 두고 금전 문제를 논하는 것은 모욕’이라고 반발하고 있고 희생자 가족들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JTBC는 민 대변인 발언에 대한 유가족의 입장도 육성으로 전했다. 유경근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절박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잠수사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즉흥적이고 경솔한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JTBC는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김무성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의 비판도 전했다. JTBC는 “김무성 의원은 선거 유세 현장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들이 비정상의 정상화에 앞장섰다면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일각에선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았고 일부러 공격할 의도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고 밝혔다.

채널A MBN도 비판…공영방송·TV조선은 침묵

채널A ‘종합뉴스’도 같은 날 <"시신 1구 5백만 원" 靑의 가벼운 입>이라는 리포트에서 민 대변인을 비판했다. 채널A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며 “민 대변인의 발언이 진도 현지에 알려지면서 목숨을 걸고 수색 작업에 나선 민간잠수사들이 ‘모욕적’이라며 반발했다”고 밝혔다.

채널A와 인터뷰한 민간잠수사는 “그런 거(비용)는 밖에서 흘러나가는 얘기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잠수사들이 (민 대변인) 전화번호 알게 되면, 가만히 안 두겠다고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 25일자 채널A ‘종합뉴스’(왼쪽), MBN ‘뉴스8’ 뉴스
 

MBN ‘뉴스8’은 <“시신 1구 수습 500만 원” 논란>이라는 리포트에서 “민 대변인은 ‘민간잠수사가 일당으로 100만 원씩 받고 있으며, 시신 1구를 수습할 때마다 500만 원을 받는다’고 말했다”며 “이런 발언은 곧바로 진도에까지 전해졌고, 민간잠수사 측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발끈했다”고 밝혔다.

MBN은 “민간구조업체 언딘 측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 대변인을 명예훼손으로 소송하거나 청와대에 공식항의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며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대변인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BS와 종편 방송이 민 대변인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지만, 공영방송 KBS·MBC와 TV조선 메인 뉴스에서는 관련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다만 MBC 뉴스 홈페이지에서 ‘민경욱’을 검색하면 관련 단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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