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KBS노조와 KBS본부가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 것에 대해서는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길 사장은 “두 노조에 엄중 경고한다”며 “나는 불법 선동과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사장보다 엄중한 책임을 물겠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힘으로 밀어붙이고 정치세력에 휘둘리는 구태를 몰아내고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조직문화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길 사장은 “KBS의 수장으로서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민주적인 절차와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히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머리를 맞댈 것이나 정치적인 선동으로 KBS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불법 시도가 있다면, 그 행위에 대해서는 내 직을 걸고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사규와 원칙에 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 사장은 “양 노조의 파업은 명분과 절차로 보아도 불법파업”이라며 “양 노조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의도적으로 근거 없는 폭로를 하지 말고, 내가 참석하는 특별 공보위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분 없는 불법파업으로 회사를 좌우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을 버리라”며 “침묵하는 다수가 명분 없는 투쟁을 무력화 시킬 것이고 다수 국민도 양 노조의 정치적 행위를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21일 KBS 사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담화문을 발표하는 길환영 사장. 사진=정상근 기자

길 사장은 이어 “팩트를 확인 하지 않고 일방적인 과장과 왜곡된 주장만을 전제로 부장단이 보직사퇴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인 기자들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이라 볼 수 없다”며 “더 이상 한 명의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우리 조직이 이렇게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져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길 사장은 “나는 사장이 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 아니 받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다”며 “나는 그동안 KBS에서 30년 넘게 성실하게 근무했던 일반 PD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길 사장은 “내가 무슨 욕심이 더 있겠나”라며 “평생직장인 KBS를 대한민국 최고 방송으로 우뚝 세우고 세계적 공영방송의 반석에 올려놓는 것이 내 꿈이고, 대다수 KBS인들에게 정치권을 통하지 않고도 성실함과 전문성만으로 사장에 오를 수 있는 희망과 비전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제작거부와 파업시도를 접고 하루 속히 일상의 업무로 돌아와 국민의 방송을 지켜달라”며 “노조든 협회든 만나 터놓고 대화하면서 쌓인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인 나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KBS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선동과 폭력에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길 사장은 그동안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부정하면서 “뉴스가 중단 되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도 부인했다. 당시 KBS본부는 길 사장이 임창건 보도본부장에게 이와 같은 말을 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이에 임창건 전 본부장의 발언 녹취록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