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가 청계산에 또 무인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무인기가 아니라 화장실 문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일보는 14일 1면 기사 <또 무인기…이번엔 청계산>에서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무인기로 추정되는 추락 비행체가 발견돼 군 당국의 수색팀과 합동 심문조가 출동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군 당국은 14일 오전 청계산 과천서울대공원 만경대 방향에서 무인기가 떨어져 있는 것을 13일 오후 등산객이 발견해 14일 오전 8시쯤 인근 경찰서에 신고했다.

문화일보는 합동참모본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등산객이 신고한 사진 등을 종합해볼 때 최근 추락한 북한 무인기와 하늘색 등 색깔은 유사하나 모양 등 형태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무인기를 확보한 뒤 조사해 봐야 북한 무인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화일보는 이어 지금까지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경기 파주시에 추락한 무인기, 인천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 강원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 등 3대라고 전했다.

   
▲ 14일자 문화일보 1면
 
하지만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물체’는 곧 부서진 문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가 신고를 받고 이를 확인했으나 확인 결과 FRP(플라스틱계 복합재료) 소재의 가벼운 문짝으로 바람에 날리다 암반 사이에 자리 잡은 것을 추정된다고 밝힌 것이다.

해당 기사는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문화일보 홈페이지에 기사 제목은 나오지만 ‘찾을 수 없거나 삭제된 기사입니다’라는 내용이 전부다.

허민 문화일보 정치부장은 “12시 20분에 무인기가 아니라고 보고가 들어왔다. 연합뉴스는 2시 넘어서 오보라고 밝혔고 우리는 12시 30분에 오보를 인지하고 인터넷 기사를 삭제했다”며 “신문 지면은 12시 전에 다 나오다보니 반영이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장은 또한 “결과적으로 오보”라고 밝혔다. 

오보도 문제지만 군 당국의 성급한 발표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4일 오전 10시 30분 긴급브리핑을 열어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발견해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경 합동참모본부는 확인 결과 무인기가 아니라 문짝이었다고 발표했다. 확인을 거친 뒤 발표해도 충분한데 확인도 안 된 사항을 굳이 긴급브리핑까지 해가며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라고 발표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같은 날 내일신문도 10면에 연합뉴스 기사 <서울 근교 청계산서 추락 무인기 발견>을 실었지만 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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