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지역기자들이 세월호 침몰 초기 희대의 오보로 기록될 ‘전원구조’ 오보가 실수가 아닌 ‘미필적 고의’였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유언비어 엄단하겠다던 정부는 ‘전원구조’ 유언비어부터 처벌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국MBC 기자회는 13일 오후 성명을 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최악의 오보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스팟뉴스로 뜬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기사일 것”이라면서 “우리는 MBC의 오보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많다. 왜냐하면 MBC의 오보는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기사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낸 ‘미필적 고의에 의한 명백한 오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에 따르면 목포MBC 기자들은 세월호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1시 진도 팽목항에 도착했고, 현장을 지휘하던 목포경찰청장에게 구조자가 160여명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전국MBC 기자회는 “취재기자들은 구조자 숫자가 중복 집계 됐을 것으로 보고 데스크를 통해 서울 MBC 전국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면서 “하지만 MBC는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의 말을 무시하고 다른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중앙재난대책본부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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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엄한 책임을 물어야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초기 언론의 전원구조 오보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구조작업에 나서려던 민간 어선들이 이 보도를 보고 제 때 출동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전원구조 오보를 한 언론들은 구조당국이 발표한 것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대응해왔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MBC 내부에서 이 오보가 어쩔 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한 누리꾼은 “MBC가 허위사실 알고도 유언비어를 유포했다. 일단 구속부터 한 후 진실 규명을 하자”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범죄행위고, 수사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앞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폭로와 언론 보도로 인해 MBC 간부들의 세월호 관련 망언이 알려졌다. 세월호 관련 취재를 총괄한 박상후 전국부장의 발언과 김장겸 보도국장의 발언이 논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망언’보다 전원구조 오보가 ‘미필적 고의’였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박상후 부장의 막말은 실언으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현장기자 취재 무시하고 축소보도 지휘한 것은 고의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결국 MBC의 오보는 실수가 아닌 정부 발표 받아쓰기를 반복한 필연적 결과였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현장보고는 외면하고 정부 말대로 하다보니 줄줄이 오보”라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박근혜의 보디가드, MBC. 언론의 오보는 실수가 아닌 통제 수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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