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2일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한데 대해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이하 KBS본부)가 “뉴스의 정상화를 염원하는 사내 모든 구성원들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으로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백운기 신임 보도국장이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KBS본부는 “(백 국장은)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매번 보도국장 후임에 거론돼 왔다”며 “길환영 사장은 청와대 지시를 자신이 직접 받아 뉴스에 개입했다가 김시곤 전 국장의 폭로로 들통이 나자 그 역할을 백 국장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이와 함께 “백 국장은 (이명박 캠프) 특보출신 김인규 사장 취임 시 ‘선글라스’를 쓴 가운데 출근 저지에 나선 구성원들의 포위망을 뚫어내는 사장 호위대로 활동한 화려한 전력이 있다”며 “이 공을 인정받아 비서실장과 광주총국장을 역임하고 문제의 길환영 사장 체제에서도 시사제작국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고 주장했다.

   
▲ 지난 2009년 11월 24일 KBS 김인규 사장의 첫 출근 때 백운기 신임 보도국장이 선글라스를 낀 채 출근을 저지하던 KBS새노조 조합원들을 뚫고 김인규 사장을 호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KBS본부는 “길 사장이 김시곤 국장 후임으로 백운기 국장을 임명한 것은 ‘김시곤 사태’가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충성심’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후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KBS본부는 현재 KBS 내부로부터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길환영 사장이 인사를 단행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KBS본부는 “길 사장이 물러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뉴스를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하기 위한 보도본부 간부들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라며 “자신의 책임은 도외시한 채, 미봉책으로만 사태 해결에 나선다면 잠깐은 모면할지 몰라도 역대 최악의 사장으로 낙인찍힌 채 강제로 쫓겨나는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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