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사퇴한 빈자리는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이 맡게 됐다. KBS는 12일 오전 신임 보도국장으로 백 국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시사제작국장에는 감일상 탐사제작부장이 선임됐다.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은 지난해 KBS 프로그램인 <추적 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을 방송 이틀 전 보류시켜 논란을 빚었다. 이 프로그램은 논란 끝에 결국 방영되긴 했지만, 당시 백 국장은 이를 통합진보당 사태와 엮어 재판 중인 사건이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내린 방송보류 지시에 대해 내부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당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권오훈·이하 KBS본부)는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의 내란 음모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국정원의 신뢰에 조금이라도 흠을 내지 않겠다는 정략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도 당시 성명을 통해 “정권 눈치보기에 바쁘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9년 11월 24일 KBS 김인규 사장의 첫 출근 때 백운기 신임 보도국장이 선글라스를 낀 채 출근을 저지하던 KBS새노조 조합원들을 뚫고 김인규 사장을 호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지난 8일 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KBS를 항의방문 했을때 백운기 시사제작국장(맨 왼쪽 앉은 사람)이 로비에 앉아 있다.
 
 
백 국장은 또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KBS에 김인규 사장이 부임해 낙하산 논란이 빚어졌을 당시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KBS에 대한 사랑’ 만큼은 금메달을 한아름 안겨줘도 부족함이 없을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평생을 KBS에 몸담았던 김인규 선배”라며 “공영방송에의 의지가 확고한 선배”라고 반박했다.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사임에는 김 전 국장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보도의 편향성 문제였다는 점에서 한차례 공정성에 상처를 입은 백 국장의 선임이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측은 아직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KBS본부 측 관계자는 “내일(13일)로 예정됐던 중앙위원-집행부 연석회의를 하루 앞당겨서 진행 중에 있다”며 “이번에 인사가 난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운기 신임 KBS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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