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북한 공군 전투비행술 대회 참석 내용을 보도하면서 최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김 위원장의 사진을 무리하게 합성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YTN은 지난 9일 <“김정은, 무인기를 공격용으로 활용 지시”>라는 제목의 리포트 기사를 전달하면서 김 위원장이 무인기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 배경화면을 내보냈다. YTN은 또 10일 김 위원장이 공군 지휘관들의 첫 전투비행술 대회에 참석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면서도 같은 배경화면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화면은 지난해 3월24일 김 위원장이 북한 1501부대를 방문했을 때 찍힌 사진과 지난달 11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무인기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YTN이 촬영한 영상을 합성한 것으로 지난 9일 YTN 편집부에서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 지난 10일 YTN <북 김정은, 공군 전투비행술 대회 참관..최룡해 동석> 리포트 갈무리.
 
김 위원장이 1501부대를 시찰하는 모습 사진은 지난해 3월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것으로, 실제로 김 위원장은 무인기가 아닌 무기 엔진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달 15일 이 사진이 공개된 후 사진의 왼쪽 하단에 최근 파주와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날개 모양과 유사한 물체가 보여 이것이 무인기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당시 YTN은 “김 위원장이 보고 있는 엔진은 무인기에서 발견된 엔진과는 다르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YTN도 해당 사진의 물체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으면서 마치 북한에서 만든 무인기가 확실할 것처럼 보이게 화면을 편집한 사실이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조작의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것이다”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 지난해 3월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1501부대 시찰 모습.
ⓒ연합뉴스
 
한 누리꾼은 “이것은 실제처럼 보이고 싶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위험이 닥쳐도 국가를 믿지 못하고 스스로 알아서 탈출해야 하는 나라에서 이젠 뉴스 배경사진도 꼼꼼히 보며 의도를 구별해야 하니 정말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힐난했다.

이 같은 의도적인 사진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박철원 YTN 홍보팀장은 “의도를 가지고 그런 배경화면을 만든 건 아니고 좁은 공간에 두 개 팩트(fact)의 사진 같이 집어넣다 보니 공교롭게 김 위원장의 시선에 무인기 걸린 것”이라며 “보통 다른 방송들도 관행적으로 두 개의 사진을 합성해서 하나의 사진처럼 작업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무인기 관련 보도의 배경으로 사용했을 때는 문제제기가 없었는데 이번엔 시간 관계상 무인기와 관계없는 리포트에도 이 화면을 불러 쓰는 실수로 논란이 된 것 같다”며 “문제가 된 리포트의 배경화면을 다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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