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 사장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김 국장의 사임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9일 오후 3시 20분께 유가족들이 모여 있는 서울 청운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어제와 오늘 KBS와 보도국장의 정말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유가족)여러분 마음에 다시한번 깊은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 보도국장의 지휘·감독 책임을 진 사장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보도국장이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내가 돌아가서 바로 사표를 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또 국가재난주관방송으로서 KBS가 세월호 보도를 제대로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사고 초기부터 (세월호 침몰 사고를)보도함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 시간 이후부터 정확하게 여러분 마음을 헤아리고, 이 사고가 조기에 수습됨으로써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마음에 위안이 되고 우리사회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방송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길환영 KBS 사장이 9일 오후 유가족들이 모여 있는 서울 청운동주민센터를 방문해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김 국장의 사임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사진=강성원 기자
 
길 사장의 사과가 끝나자 유가족들은 “사의 표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파면시켜야 한다”고 외쳤지만. 길 사장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에 유가족 대표단이 나서 “우리들도 정부와 협상하느라 너무 힘이 들었다. KBS사장의 사과와 국장 해임을 받아냈으니 이 정도면 됐다”고 유가족들을 설득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께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안산행 버스에 올랐다.

다음은 길환영 KBS 사장이 유가족들에게 밝힌 사과문 전문이다.

우선 너무나 큰 슬픔을 당한 여러 유가족 여러분께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을 다 해도 그 슬픔을 어떻게 위로해 드릴 수 없다. 정말 그 아름다운 아들 딸들을 잃은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 말 드린다. 어제와 오늘 우리 KBS로 인해 여러분 마음에 다시 한번 깊은 상처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내가 지난 4월19일 토요일 진도 팽목항과 침몰 해역 다녀왔다. 가서 정말 너무나 황망하고 마음 깊은 자괴감 느꼈다. 또 4월30일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 가서 아침에 헌화하면서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숙연함 느꼈다. 내가 그런 생각을 느꼈을진대 정말 어린 아들 딸을 잃은 여러분의 비통한 마음은 얼마나 힘들고 아프겠나.

그런 와중에 우리 KBS 보도국장이 정말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여러분 마음에 다시 한번 깊은 상처 드린 부분에 대해 보도국장을 지휘하고 감독하는 책임을 진 사장 입장에서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 나는 오늘 이 자리 오기 전에 보도국장은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여러분들께 큰 슬픔을 안겨드린 부분과 이런 불편을 겪게 해드린, 물의 일으킨 부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내가 여러분께 이 말을 전하고 돌아가면 바로 보도국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하도록 하겠다.

여러분들 마음이 조금이라도 진정되고 이 아름다운 아들 딸들의 희생이 앞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KBS는 여러분의 마음을 헤아리며 아들 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

사고 초기부터 (세월호 침몰사고를)보도함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이 시간 이후부터 정확하게 여러분 마음을 헤아리며, 이 사고가 조기 수습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유가족들과 국민들 마음에 위안이 되고, 우리 사회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방송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여기 여러분과 이번 사고를 겪은 유가족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KBS 사장으로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정말 죄송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