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유가족 대표의 특정 정치 성향을 들어 인신공격을 가한 ‘박사모’ 등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유경근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박사모’와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수컷닷컴’ 등에서 자신을 모욕하는 글을 올린 작성자들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단원서 사이버범죄수사팀 관계자는 7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유경근씨 고발 건은 지난 2일 영장을 신청했고 지금 서류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연휴 때문에 아직 검찰과 법원으로부터 영장 신청에 대한 회신을 못 받았지만 회신을 받는 즉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적용 법률과 범위에 대해 “일단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겠지만 나중에 피의자를 검거하면 다시 법률적 검토를 할 것”이라며 “유씨가 고발한 사이트 외에도 혐의 사실이 발견되면 종합적인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박사모' 카페에 올라온 유경근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비방 글.
 
유씨는 해당 사이트의 명예훼손 글 작성자에 대한 고발과 함께 게시물 삭제요청을 한 상태지만 여전히 그의 정치적 성향과 과거 경력 등을 들어 비방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박사모의 ‘고평이장’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회원은 유씨의 정의당 당적 등 과거 이력을 보도한 한 인터넷 매체 기사를 소개하며 욕설과 함께 “어쩐지 대통령 화환을 버린다 했더니…”라며 유씨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수컷닷컴과 일베 등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그에 대해 ‘종북 좌파’, ‘자식 팔아 데모하는 X’ 등의 악의적인 비난 글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세월호 사건 자체를 나라 전체의 위기로 여기고 정부가 대처한다면 이런 유가족을 폄훼하는 문제에도 여러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정부의 태도는 나라의 위기가 아닌 정권의 위기로 관리하고 있는 측면이 대단히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에서 유가족들을 이념적 대립으로 몰고 가며 그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이런 식으로 공세를 취하는 것을 정권 차원에서 은근히 방치하고 점이 분명히 있다”며 “지난 국가기관의 댓글 정치개입 활동에부터 정부가 스스로 자정 분위기를 만드는 노력을 하지 않다 보니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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