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부터 자체적으로 매주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 정당 지지도를 조사해 오던 한국갤럽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내부 의견 대립으로 이번 주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연 한국갤럽 이사는 2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지난주 16일까지 조사하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17일을 넘어가면서 세월호 사건이 크게 알려져 응답자 중 ‘지금 이 시기에 지지율 타령할 때가 아니다’, ‘이런 조사를 왜 하느냐’고 질타한 분이 많았다”며 “이에 조사원들과 실사부서장이 어려움을 토로했고 결국 지난 18일 오전 한 주를 쉬기로 결정하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고도 했다”고 해명했다.

정 이사는 이어 “연구부서와 실무진 차원에서는 매주 발표해 왔으니까 무조건 강행하자고 주장했는데 이렇게 큰 사고를 겪은 것은 처음이어서 그때 판단을 못 했다”며 “우리 조사원이나 응답자 중 한 사람이라도 불쾌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되니까 조사를 한 주 쉰다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 불편하더라도 조사를 계속 진행하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현장을 방문한 장면. 사진=JTBC 뉴스 갈무리
 
한편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의 재난관리 시스템이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면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정권이 곤란한 것과는 전혀 상관없고 이전에는 우리도 언론사와 파트너십으로 발표했는데 2012년부터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왔기 때문에 외압과는 무관한 내부적인 의사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정부 들어 지난해 1월 박근혜 당선인 시절부터 직무평가 조사에서 40%대가 나올 때가 많았어도 우린 거의 내보냈다”며 “우리가 정치 집단도 아니고 여론을 상관할 바도 아니지만, 세월호 사건은 맥락이 다르다고 판단했고 전체적으로 애도와 자중 분위기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한국갤럽은 공식홈페이지와 트위터 등을 통해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전 국민이 순탄치 않은 구조 과정을 지켜보며 애통해하는 가운데 정치권은 지방선거 경선을 연기하고 국회 일정도 잠정 중단해 정치 현안을 둘러싼 공방을 피하기로 했다. 조속한 구조를 기원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 비율은 59%를 기록했으며 부정 평가한 비율은 28%,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와 문재인 두 후보 중 누가 야권후보로 적절하냐는 물음에 두 사람 모두 32%로 지지율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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