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해상에서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해 배가 완전히 가라앉은 후 이틀째 한 명도 생존자를 구조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정부 대책본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실종 학생 학부모 유경근씨는 18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구조가 미진하거나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 입장에서는 구조가 아예 진행되지 않았다”며 “배 안에 갇혀 있는 아이들을 구해내는 게 구조인데 아직까지 배 안에 단 한 번도 진입을 한 적이 없어 절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씨는 “조류라든지 바닷속에서의 시계 문제라든지 매우 안 좋은 조건이라는 것을 알고 사고를 당한 구조요원이 있는 것도 대단히 유감스럽고 우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해양경찰이)우리에게 설명하는 것과 내가 현장에 나가서 보는 것과는 너무나 상황이 달라서, 이런 부분에서 정말 화가 안 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현장과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신속한 대책을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 학부모들이 요구했던 것은 빨리 신속하게 모든 방법을, 또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구조를 해 달라, 그렇게 하도록 모든 지원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실제로 현장에서는 그렇게 되지가 않고 있다. 이곳엔 제대로 된 상황실도 없고 어느 누구도 상주하면서 우리와 함께 대화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17일) 같은 경우는 우리가 민간잠수요원들과 함께 바다에 나가서 밤새 같이 구조작업을 했다”며 “바닷속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구조요원들을 도와주면서 현장 상황을 우리 가족들에게 직접 알려주고 있지만, 그 내용을 해양경찰청에서 대응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원고 실종자 임요한 학생의 부친 임온유씨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8일 오전 8시에 구조에 들어가기로 돼 있는 상황인데도 지금 아무런 대책도 없고, 어떤 준비도 안 된 상태여서 실종자 가족들이 격분해 있는 상황”이라며 “담당 부서가 다 따로따로고 서울재난대책상황본부부터 보고라인을 다 거치다 보니까 일단 생명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떤 부서에서 오버하면 안 된다는 탁상공론만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17일 내내 모두에게 기대와 좌절을 동시에 안겨줬던 ‘배 안에 생존자가 있다’는 허위 문자메시지 등도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실종자 가족은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전화통화에서 “안에 살아 있다, 연락이 왔다는 내용을 네티즌이 계속 퍼뜨려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걸 믿고 있었는데 경찰 쪽에서는 모두 다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가 났다”면서 “부모들은 가슴에 더 상처를 더 받았고 정말 가장 힘든 게 유언비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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