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실종자 학부모 대책본부가 마련된 진도실내체육관에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하자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을 살려달라”, “실시간으로 구조상황을 투명하게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날 학부모 긴급대책위원회는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 관계자와 면담 자리에서 △학생들의 생존 여부 확인 △생존자가 있을 경우 긴급 구조 지원 △해군과 해경,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릴레이 구조 활동 △가능한 모든 대형장비를 구조에 동원 △사망자 발생 시 가족에게 확인 후 병원 이송 및 후속절차 이행 △정확한 언론보도를 위해 구조작업 현장 상황 정직하게 공개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체육관 현장을 취재 중인 기자들에 따르면 현재 체육관은 실종자 가족과 학부모 등 수백 명으로 가득 차 있으며 정부 사고대책본부가 구조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와 울부짖음으로 아비규환인 상황이다.

체육관 현장을 취재 중인 한 기자는 17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가장 큰 요구는 잠수부가 빨리 구조해 달라는 것과 구조가 어렵다면 공기라도 넣어주고 정직하게 승선 확인이라도 해달라는 것”이라며 “선체 인양 계획 등 정보를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대책본부) 상황실에선 계속 숨기고 있고 기자가 확인해도 안 알려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당초 해경은 17일 오후 12시30분부터 공기를 주입하겠다고 했다가 박준영 해수부 어촌양식국장은 이날 오후 1시께 실종자 가족들에게 ‘침몰 여객선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장비들이 오후 5시에 도착한다’고 말했다”며 “그러자 실종자 가족들이 격렬하게 항의하고 그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는 등 난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족들의 항의가 계속되고 이날 박 대통령까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신속한 구조와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하자 정부 ‘세월호 사고대책본부’는 현장 상황판을 설치해 실시간 구조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약속을 내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현장 잠수부를 포함해 지휘하는 모든 사람에게 ‘얼마나 가족들이 애 타겠느냐. 그들을 생각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며 “그게 바로 명령이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체육관에서는 취재 기자들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과 자꾸 다르니까 기자들보고 다 나가라고까지 말해 지금 실종 학생 학부모에게는 아무것도 물어보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대책본부에서 30분마다 브리핑을 하는데 기자들은 가족들 눈치를 보느라 질문도 못 하고 학부모가 질문하면 기자들이 받아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취재 기자도 “학부모 긴급대책도 명확하게 구성돼 상시로 운영되고 있는 게 아니라 구성과 와해가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실종자 가족들은 취재에 비협조적이고 분위기가 너무 날이 서 있어 누구에게도 물어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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