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대는 수도권 대학 중 가장 큰 홍역을 겪고 있다. 서일대는 지난달 21일 대학 총학생회를 통해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 방침에 따라 학령인구 감소와 취업률 저조 등을 이유로 문예창작과와 연극과 등을 통폐합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문예창작과 학생들은 이에 반발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서일대 문창과 학생들은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인 데 이어 10일 오전에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단체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총장 임기 당시에 추진한 사업에는 단 한 번도 학과의 통폐합에 관한 말을 듣지 못했는데 최인호 서일대 총장 직무대리는 취임 후 20일 만에 학과의 폐지와 통폐합을 단독으로 진행했다”며 “우리는 통폐합에 관한 어떠한 대책(교육과정, 인원조정 등)도 듣지 못하고 있어 학생들은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이를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일대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강성원 기자 | ||
이 회장은 만약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통폐합이 확정되면 총학생회를 통해 학교의 이월금 문제와 건물 신축사업 중단, 학생 수 대비 교육여건 미비 문제 등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서일대 교수협의회와 대학평의회에서도 학교 측의 이번 구조조정 결정에 정식으로 문제제기할 방침이다. 박철우 교수협의회 회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대학평의회 정관에 따라 대학발전에 관한 사항은 대학평의회에서 심의하게 돼 있는데 대학 구조조정과 학과 폐지만큼 대학발전에 중요한 것이 없는데도 이 절차를 밟지 않은 것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며 “이번 학과 폐지·통폐합 밀실 결정 과정에서의 위법 사항과 교수협의회 회장이 있거나 비리재단에 맞선 학과를 제1순위 폐과 대상으로 삼은 것 등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서일대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강성원 기자 | ||
한편 충북 청주에 위치한 서원대 미술학과 학생들도 10일부터 학과 통폐합 결정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교내에서 단체집회를 열고 ‘미술학과 폐과 반대 선언서’를 발표하며 “예술학과에 대한 편견으로 국가정책에 따른 학교 운영의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무조건 폐과를 거론하는 처사는 희망을 품고 예술에 입문한 학생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학과 폐과 통지 이후 받은 상처를 뒤로하고 거듭 노력한 결과 지난해 학과 평가 종합 5위와 취업률 예대 1위, 전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노력했음에도 학교는 일말의 존중도 허용 않고 있다”며 “몇 년간 학과에 기회 부여나 권고 절차 없이 무조건 폐과를 통보한 학교 당국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어, 수도권과 전국 미술가, 미술단체와 규합해 이 사태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원대는 최근 지리교육과 정원 3분의 1을 감축하는 것을 비롯해 미술학과(정원 20명)와 뷰티학과(35명)를 통합해 미술뷰티학과(30명)를 신설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서일대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강성원 기자 | ||
상명대 공대위는 학교 측에 불어교육과 통폐합 사건과 관련한 모든 자료의 공개와 해명 입장,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고 지난 9일 학생처장과 기획처장, 중앙운영위원회와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와 관련해 상명대 총학생회는 10일 “학교 측은 학생 측과의 협의 없이 적법한 민주주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학과 구조조정을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향후에는 학생들과 충분히 소통할 것이며, 통폐합으로 인한 피해 학우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적법한 민주주의 절차를 거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