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문철호 부산MBC 사장이 13일째 사원들에 의해 출근이 가로막히자 3월 급여 ‘미지급’이란 강경 카드를 꺼내들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부산지부(부산MBC지부)에 따르면, 부산MBC는 25일로 예정된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문철호 사장은 지난 24일 출근길이 막히자 사원들에게 ‘앞으로 출근 시도를 하지 않겠다’, ‘회사 외부에선 경영과 관련한 일체의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발걸음을 뗐다. 문 사장은 25일부터 출근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부산MBC지부는 “25일 급여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협박으로, 경제적인 압박을 통해 비대위와 사원들을 굴복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부산MBC지부 관계자는 “출근을 막으면 월급이 지급되지 않는 사태가 오리라고는 이미 지난주부터 예고돼 왔다. 어떤 결재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 문철호의 원칙이라고 들었다”면서 “출근을 시도해야 저지하는데 고사 작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금 미지급’ 카드는 낙하산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사원들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YTN도 지난 2008년 사원들이 ‘MB 낙하산’ 구본홍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자 “은행출금 서류에 날인할 수 없도록 했다”라며 월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 김홍식 부산MBC 지부장과 문철호 사장(오른쪽).
 
부산MBC지부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문철호 사장 임명을 결정하자 사원총회를 통해 출근저지를 결정하고 지난 13일부터 행동에 나섰다. 1989년 이후 꾸준히 자사 출신이 사장으로 임명되던 관행을 깨고 서울 출신의 문철호 사장이 임명되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철호 사장은 불공정방송의 주역으로 꼽혀 2012년 MBC 파업 당시 이진숙 당시 홍보국장(현 보도본부장)과 함께 기자회에서 제명당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 문철호 사장 반대에 대한 부산MBC 안팎의 지지 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부산 시민사회단체들이 부산MBC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들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절차적 합리성이나 정당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를 즉각 철회하고 합리적이고 합당한 재공모 절차를 거쳐 새로이 선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래부 전 언론재단 이사장, 문영희 전 동아투위 위원장, 김기담 언론연맹 초대 사무처장, 현상윤 새언론포럼 회장 등 원로 언론인들이 24일 격려차 방문하기도 했다. 문영희 전 동아투위 위원장은 “MB정부 이어, 현 정부 집권 세력의 특징은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것이다. 낙하산 지명자가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에게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낙하산 사장 논란을 일으킨 방문진의 김문환 이사장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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