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뉴스Y 등 보도채널은 물론 지상파 방송3사와 TV조선·MBN 등 종편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 연설을 생중계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오후 11시부터(한국 시각) 약 30분 간 연설을 했다. MBC, KBS, SBS 등 방송3사와 YTN, MBN, TV조선 등은 일제히 박 대통령의 연설을 생중계했다.

누리꾼들은 ‘전파 낭비’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대통령이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것이 중요한 소식이기는 하지만 뉴스Y와 YTN 등 보도채널은 물론 지상파 방송3까지 나서 일제히 생중계한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다. 한 누리꾼은 “핵안보 정상회의 개회식 박근혜 대통령 연설을 굳이 지상파 3사에서 생중계할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대통령 핵안보정상회의 연설에 지상파 3사가 다 생중계를 해야 하는 건가? 이전 정부에서도 이 정도 사안이 있었던가?”라고 비판했다.

   
▲ 출처 : @seojuho
 
특히 MBC와 SBS는 기존 정규방송을 늦추거나 앞당기면서 박 대통령 연설 생중계에 집중했다. SBS 드라마 <신의 선물>과 MBC 드라마 <기황후>는 생중계 연설을 위해 원래 방송 시각보다 15분 앞당겨진 9시 45분부터 방송됐다. KBS는 1TV에서 연설 생중계를 방송함에 따라 2TV 드라마 방송에 차질은 없었다.

한 누리꾼은 “기존 편성된 프로그램도 무시하고 공중파 3사, 뉴스Y, YTN, MBN, TV조선, KTV가 생중계를 한다. 미친 나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전파낭비. 박근혜가 뭔데 방송3사가 정규방송까지 끊고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연설을 생중계할까?”라며 “내심 박근혜 순방 출국, 귀국까지 생중계하고 싶은 충동은 얼마나 많을까?”라고 지적했다.

   
 
 
SBS <힐링캠프>는 예고도 없이 결방됐다. SBS는 24일 “배우 오현경의 이야기가 오는 24일 월요일 밤 11시 15분, SBS ‘힐링캠프’를 통해 방송된다”고 공지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이 길어짐에 따라 <힐링캠프> ‘오현경 편’은 아예 결방됐다. SBS는 <힐링캠프> 결방 대신 <정글의 법칙> 재방송을 내보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갑작스런 결방에 항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연설이 뭐가 중요하다고 방송을 결방시키냐. 뉴스로 봐도 충분히 보니까 결방 두 번 다신 시키지 마라”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시청자는 “시청자가 봐주니까 방송국이 존재하는 건데 일방적 통보도 없이 무단결방”이라며 “근혜 언니 연설 시간 조금 오바 됐다고 정글재방?”이라고 비판했다.

   
▲ SBS ‘힐링캠프’ 시청자 게시판 갈무리
 
SBS 홍보팀은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갑자기 결방된 것은 아니다. 이중편성을 했고 20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를 공지했다”며 연설이 15분에 끝났으면 정상대로 ‘힐링캠프’가 방송될 예정이었고, 연설이 지연될 경우 ‘정글의 법칙’이 나갈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