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고대 신방과 출신의 PD가 3사 사장이 된 일은 유례가 없어 방송가에 회자되고 있다. 우연치고는 절묘하다는 것이다. SBS의 경우 우원길 전임 사장도 고대 신방과를 나왔다. 이런 상황을 놓고 1990년대 학번의 고대 신방과 출신 기자는 “밖에서 보면 대단하다고 하겠으나 언론계 내부에서 봤을 땐 대놓고 얘기하기 뭣하다. 지금은 실력으로 사장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대 출신들이 돋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오늘날 고대 출신이 ‘득세’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와 연관이 있다. 고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의 재임 5년간 고대 출신의 낙하산 사장들이 언론계를 황폐화시켰다. 노조파업을 불러일으킨 구본홍 전 YTN 사장, 김재철 전 MBC 사장, 박정찬 전 연합뉴스 사장이 모두 고대 출신이다.
대선 당시 ‘타임’지의 ‘The Strongman’s Daughter’ 기사를 번역한 연합뉴스 기사에서 타임지 기사제목을 ‘독재자의 딸’이 아닌 ‘실력자의 딸’로 번역해 연합뉴스 기자들로부터 탄핵된 이명조 연합뉴스 정치부장도 고대를 나왔다. 불공정·편파심의를 주도하고 있는 권혁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도 고대 신방과를 나왔다. 김재철-안광한 사장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김종국 전 MBC사장도 고대 출신이다.
고대 신방과 후배들 사이에선 기득권력에 부합하며 언론인의 양심을 저버린 선배들 때문에 ‘억울하다’는 소리도 나올 법하다. 공정방송투쟁으로 2008년 해직된 조승호 YTN 기자, MBC 파업 때마다 적극적으로 동참한 김태호 MBC <무한도전> PD가 고대 신방과 후배들이다. 이밖에도 최상재 전 언론노조위원장,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전 KBS 기자), 박대용 <뉴스타파> 기자 (전 MBC 기자) 등이 이명박 정부에서 공정방송투쟁에 적극 나섰던 고대 출신 언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