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가 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들의 노동실태를 알리는 광고를 국내 주요 일간지에 게재하려 했지만 일간지들의 외면 혹은 단가 부족 등의 이유로 광고를 게재하는데 실패했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는 이달 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500만원의 광고비를 모금했는데, 3월 12일 펀딩 마감 종료 시점에서 484만여원을 모금해 목표액을 거의 달성했다.

하지만 막상 이 돈으로 일간지 광고를 하려 했지만 대다수 일간지들의 거부로 막막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측은 일단 주요일간지에 모두 광고 제안서를 발송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일간지에서는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에 따르면, 이중 한 일간지의 경우 삼성에 비판적인 해당 광고를 내보낼 경우 삼성 광고가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일간지의 경우 광고단가 협상을 시작하긴 했지만 양측의 협상가 차이가 너무 커서 광고가 좌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간지들의 이 같은 광고게재 거부는 삼성바로세우기 측의 예산부족 문제도 있지만, 삼성 측 눈치 보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광고는 삼성 소비자 2000여명의 서명을 모아 삼성 AS기사들의 노동인권 보장을 요구하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소속 황수진씨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삼성 AS기사들이 삼성을 상대로 노동인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중 삼성 협력업체 사장단은 부산일보에 삼성 AS기사들을 비판하는 광고도 실었다”며 “AS 기사들 처우 개선에는 쓰지 않는 돈으로 그런 광고를 하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일간지 광고 지면은 접근하기 힘든 영역”이라며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일간지는 없는지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광고비를 펑펑 쓸 수 있고, 그들이 가진 권력이 있으니 삼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싣기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한 광고금액을 바탕으로 국내 인터넷 언론사 2곳에 광고를 싣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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