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를 보면 취업자 수가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해 2월 고용동향 자료다. 통계청이 지난해 2월 조사에 나섰을 당시 해당 주간에 설 연휴가 끼어 고용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통계청은 이를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기저효과는 비교 대상 시점의 상황이 현재 상황과 큰 차이가 있어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통계청은 현 상황과 당시 상황이 다른 이유가 바로 이 설 연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통계청은 “2013년 2월에 설 연휴기간 중 이틀이 조사대상 주간에 포함되어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 2014년 3월 12일. KBS 뉴스 9 화면 갈무리. | ||
또 다른 특징은 취업률의 증가와 함께 실업률도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실업자는 117만여명으로 지난해 2월에 비해 19만여명이나 늘었다. 청년층 실업률도 10.9%로 10%대를 넘어섰다. 고용이 증가한 것은 대부분(70%) 50대 이상에 집중됐다. 이에 대해서는 상당수 언론도 지적했다. 하지만 지적의 핵심은 달랐다.
MBC는 12일 <뉴스데스크>에서 “청년층의 실업률은 10.9%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였지만, 고용률 또한 40.6%로 전년보다 높아졌다”며 “2월이 졸업과 구직 시즌인데다, 대규모 공무원 시험 등이 겹쳐 실업률에 집계되는 청년 구직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 2014년 3월 12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
실제로 KBS <뉴스9>는 9급 공무원 시험 채용에 19만명이 응시했다고 보도하며 “인문계 전공자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건 기업 채용시장에서 인문계 출신의 설 자리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 삼성과 현대차, SK와 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신입사원 중 인문계 출신은 20% 안팎”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지점은 고용의 ‘질’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30~39세의 경우 취업자가 6천여명 감소했다. 20~29세에서는 12만명 늘어났지만 이번 고용률 증가를 떠받친 것은 50~59세(35만명 증가)와 60~69세(22만명)이다. KBS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며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데다 채용 문화가 바뀐 것도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통계청의 발표는 청년층의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고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외형은 커졌을지 몰라도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또한 12년 만에 큰 폭의 고용률 상승은 사실 지난해 설 연휴가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루어진 기저효과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조선일보는 13일자 경제면 3면 <2월 취업자 작년에 비해 83만명 늘어…실업률은 0.5% 올라> 기사에서 “큰 폭으로 취업자가 증가한 데는 기저효과가 적잖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 3월 13일자. 16면. | ||